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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1인자마저 등돌렸다. "의사당 난입사태는 트럼프 책임"

방성훈 기자I 2021.01.20 10:31:49

"트럼프가 폭도들 자극·선동…폭도들이 속은 것"
공개적으로 첫 트럼프 비판 ''주목''
상원 트럼프 탄핵심판서 찬성표 가능성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사상 초유의 미 국회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폭도들을 자극·선동했다”고 비판했다. 그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사당 난입사태 책임을 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매코널 대표는 이날 상원 발언에서 “폭도들은 거짓말에 속았다. 그들은 대통령과 다른 권력자들에 의해 자극을 받았고, 그들이 싫어하는 연방정부의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증) 절차를 막으려고 폭력과 두려움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매코널 대표의 이날 발언은 그가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으로 비판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점도 오묘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을 하루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매코널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복합적이고 다양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매코널 대표는 하원에서 통과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관련 찬성표를 던질 것인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첫 탄핵 심판 때와는 정반대 모습이다.

상원 탄핵심판에서 유죄 선고가 나오려면 전체 100명 중 3분의 2 이상의 표가 필요하다. 민주당 50명 의원이 모두 유죄에 투표한다고 해도 공화당 의원 17명의 지지를 추가로 얻어야 한다. 만약 매코널 대표가 유죄에 찬성표를 던질 경우 다른 의원들도 따를 수 있다. 그는 공화당 내 서열 1위로 다른 의원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할 경우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자격 박탈에 대해 따로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는데, 상원에서도 탄핵안이 가결되면 차기 대통령 출마 길이 원천 차단된다. 정치인으로선 힘을 잃게 되는 셈이다.

다만 공화당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유권자들의 표심을 잃는 정치적 손해를 볼 수 있어 부담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반대 진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빌미로 피해자로 행세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한바 있다.

한편 매코널 대표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에 힘을 실어주는 가운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참석을 밝힌 의원들 중엔 지난 6일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준에 반대했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토미 터버빌(앨라배마) 상원의원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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