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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보은 젖소농장과 정읍 한우농장의 구제역 항체형성률은 각각 19%, 5%에 그친다. 면역력이 생기는 기준인 70%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농가가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읍 구제역 농가의 소 20두를 검사했더니 1마리만 항체가 형성돼 있었다”며 “항체형성률이 5%라면 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소 농가도 구제역 접종이 부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백신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접종을 하지 않은 모럴 해저드가 있었다”며 “백신 접종을 하면 소가 유산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고 설명했다. 농가의 모럴 해저드가 가축 전염병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또 일부 농가에서는 얼어있는 백신을 녹이지 않고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경우 구제역 면역력이 생기는 효과가 없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그동안 구제역 검사는 돼지 중심으로 해왔고 소는 전체의 10%만 표본검사를 해왔기 때문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에 대한 구제역 검사는 소홀했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8일부터 전국 소 330만두에 대해 일제 백신 접종을 실시할 방침이다.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은 100㎞ 이상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구제역이 산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보은 일대는 축산시설이 밀집된 곳이어서 구제역이 빠르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 발생 농장 반경 500m에는 젖소와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가 11곳 더 있고, 3km 안에 사육 중인 소·돼지는 9800여마리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보은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과거 국내에 잔존해 있다가 재발한 것이 아닌 새로 유입된 바이러스로 추정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입경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읍 구제역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이날 오전 중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