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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 주말 미국 플로리다주(州)를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Irma)’가 11일(현지시간) 예상보다 피해가 작은 가운데 사그라졌다. 미 월스트리트(증권가)도 보험주를 중심으로 안도 랠리를 달렸다.
어마에 대한 우려는 지난 한주 월가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꼽혔다. 특히 한주 전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주 휴스턴 지역을 강타, 미 원유 정제시설의 4분의 1을 멎게 한 직후였던 만큼 불안심리는 최고조로 올랐다. 어마 역시 캐리비안 베이에서 5단계 최고등급의 허리케인으로 발전해가며 미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허리케인의 중심이 헐리우드가 있는 플로리다주의 중심지 마이애미가 아닌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에버글래이즈 지역을 통과하며 피해가 최소화했다. 11일 오전엔 바람 세기가 열대성 태풍 수준으로 낮아지며 10만여 피난민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보험 업종 주가지수는 이에 힘입어 11일 1.8% 급등했다. 600만여 집이 정전되는 등 피해 규모가 아직 최종 산정되지는 않았으나 피해가 생각보단 제한적이었고 하비 때의 휴스턴과 달리 에너지나 교통 인프라에 대한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데 안도한 것이다. 자산관리사 아틀란틱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데이비드 도너베디언은 “어마 (피해)가 우려한 만큼 나쁘진 않았던 데 따른 안도 랠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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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주를 중심으로 한 안도 랠리 덕분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이날 2488.11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이날 하루에만 1.1% 급등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긴장 우려가 사라진 게 어마 우려 해소와 호응하며 (주가) 상승 폭을 더 키웠다”고 분석했다. 이달 3일 6차 핵실험으로 군사적 긴장관계가 커진 가운데 시장은 북한이 9일 미사일을 쏘며 추가 도발하리라 전망했으나 실제론 없었다. UBS은행은 어마 피해가 600억~700억달러(약 68조~79조원)에 달하리라 전망했으나 집계 회사 AIR에 따르면 실제 피해는 예측의 절반 수준인 200억~400억달러로 추산됐다. 미 보험주는 대서양발 허리케인 시즌을 앞두고 최근 몇 주 동안 하락 추세였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보험·재보험사와 재난 채권 구매자 등이 허리케인으로 잠재적 손실을 안을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허리케인의 예상보다 적은 피해는 유럽 재보험사에도 호재였다. 세계 양대 재보험사인 스위스(Swiss Re)와 뮌헨(Munich Re)는 이날 4% 이상 급등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유럽(Stoxx Europe) 600 보험지수도 이날 2.2% 올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안전 자산인 금이나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금은 이날 1.4% 내린 온스당 1327.3에 마감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도 0.08%(8bp) 상승(국채가격 하락)하며 2.13%에 거래됐다. 일간 상승 폭으론 올 1월 이후 최대다. 애널리스트들은 허리케인 하비·어마의 피해는 일시적일 뿐 아니라 재건에 따른 경기부양에 따른 보상이 더 크리라 전망했다고 FT는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