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어기' 없애고 총량제 도입"…당정, 115년만에 어업규제 완화

경계영 기자I 2023.08.02 14:37:27

어업 선진화를 위한 민당정 협의회
"거미줄 규제 철폐…1500개서 절반 감소"
어선별 할당 어획 총량 내 자율 거래 가능
조업 전 과정 모니터링…생산부터 소비까지 관리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2일 금어기·휴어기 등 어업 규제를 철폐하고 정해진 어획량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어업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또 조업 전체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 수산물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기까지 관리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어업 선진화를 위한 민당정 협의회를 마친 후 “어업인의 편의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기로 했다”며 “어업인에게 적용된 1500여 건의 규제는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현재 국내 조업 환경에 대해 “기후 변화, 남획, 해양 오염 등으로 연근해 수산자원이 급격히 감소하고 조업 어장 축소, 조업 비용 증가, 어민 고령화 등 제반 여건이 악화일로에 있다”며 “연근해 어업 41개 업종에 업종당 규제가 평균 37건에 달해 거미줄 같은 규제로 어민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대출(왼쪽에서 두 번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어업 선진화를 위한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우선 당정은 어업 관리체계를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로 전면 전환하기로 했다. TAC는 연간 정해진 총량 안에서 어획을 허용하는 제도다. 현재 15개 어종·17개 업종에 적용되는 것을 연근해 모든 어선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박 의장은 “금어기, 휴어기 등 규제 없이 어선별로 할당된 어획 총량 한도 내에서 얼마든지 자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어 어업인의 자율성과 효율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는 TAC 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조업 전 과정을 모니터링해 어획 증명체계를 구축하는 등 국제 표준에 맞는 관리 체계를 구축, 통상 협상력을 갖추고 적법하게 어획된 수산물을 유통 관리해 건전한 시장을 조성할 방침이다.

그는 “어선에 설치된 자동 위치 발신 장치를 통해 정확한 어획 위치와 시기를 제공함으로써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도 “TAC로 각 어선은 어종별로 일정량을 잡을 수 있도록 해 이 자체가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해 보고되고 유통 구조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수산물 어획 모니터링 체계를 확대함으로써 부수적 효과로 수산물 이력제가 확대·보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당정은 마을 어장 내 수산물을 효율적으로 포획·채취할 수 있도록 스쿠버 어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수산업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비개방 정밀검사 대상을 5톤(t) 미만 어선에서 10t 미만 어선을 확대하고 정치성 구획 어업에서 사용하는 관리선 규모를 현행 8t 미만에서 25t 미만으로 늘리기로 했다.

조승환 장관은 “115년 만에 어업에 대한 총체적 개혁을 하는 과정이고 규제가 많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이를 풀기 위한 준비 단계가 많이 필요하다”며 “오는 2027년까지 (규제 철폐를)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승환(가운데) 해양수산부 장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어업 선진화를 위한 민·당·정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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