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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한은 부총재보 "연말 기준금리 2.5~2.75% 기대 합리적…빅스텝보단 베이비스텝"

이윤화 기자I 2022.06.09 12:55:28

한은, 2022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박종석 부총재보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물가 압력 크다, 기대 인플레 통제 강조
아직 빅스텝보단 베이비스텝 지속 시사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이 올 연말 기준금리가 현재 1.75%에서 2.5~2.75%까지 오를 수 있단 시장의 전망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조정 보다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베이비 스텝’이 더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6월) 설명회. 왼쪽부터 최창호 조사총괄팀장, 박종석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우신욱 정책협력팀장. (사진=한국은행)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9일 열린 ‘2022년 6월 통화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시장이 올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2.5~2.75%로 예상하는 것은 합리적이나, 아직은 빅스텝(0.50%포인트 인상)보다는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햔후 1년)이 3.7%까지 오르면서 선제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아직은 경기둔화 요인을 고려해 베이비 스텝 인상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올 5월까지 기준금리를 0.50%에서 1.75%로 1.25%포인트나 올렸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5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5.4% 오르면서 2008년 8월에 5.6% 상승한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간 물가 상승률도 한은 기준 4.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4.8%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일반인, 전문가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 흐름을 예상한 기대인플레이션율도 5월중 각각 3.3%, 3.7%로 오르면서 기준금리를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중립수준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한은은 아직까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도 기대인플레이션 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박종석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등과의 일문일답.

-기준금리의 인상에도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많이 뛰면서 실질금리는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빅스텝 가능성과 연말 기준금리 기대(2.5~2.75%)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많이 뛰면서 실질 금리가 낮다는 것 맞는 말이다. 시장에서 보는 기준금리 연말 수준인 2.5~2.75%가 합리적이나 현재로서는 중국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세계 경제 성장 둔화 등 (경기 하방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한다기 보다는 25bp(=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물가 상방 위험이 더 높고 또 많이 오르고 있는 만큼 상황을 봐가면서 혹시라도 (빅스텝 조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때가서 시장 등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그 기대를 조정할 수 있고, 시장 변동성을 크게 하지 않으면서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이 3.7%까지 올라 일반인 기대인플레보다 높은데 물가에 미칠 영향과 어느 수준까지 낮춰야 하나.

△지난번 경제 전망 발표때 연간 물가 전망치를 4.5%로 대폭 상향 조정을 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상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했다.최근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회복 등 공급 및 수요 측 물가 자극 요인이 영향을 주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높이고 있다. 한은은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관으로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크고, 매우 유의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어느 수준까지 통제 할 것이냐에 대해선 숫자로 말하긴 어렵지만, 선제적인 대응을 했을 때 기대인플레이션이 관리 되고 중장기적으로 거시경제 안정에 도움이 된다.

-통신보고서에서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이 커졌다고 밝혔는데 환율 문제를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고려하는 것인가.

△물론 통화정책 할 때 환율을 중요 고려 요인 중 하나로 보는 것은 맞지만, 환율 자체의 레벨을 생각한다기 보다는 수출, 금융 및 외환시장 통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통화정책에 반영한다. 환율 영향도 예의주시 하고 있고, 그 영향이 상당 부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우리나라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어떤지 궁금하고 민간소비 제약 요인도 있는데 향후 전망은 어떤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하락 국면 속 물가 상승)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고 한은도 그에 대한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내 경제상황을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놓고 본다면 가능성이 아직 크지 않다. 여전히 잠재 수준 이상의 성장이 예견되고 올 2분기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를 완전히 해제하면서 대면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소비 제약 요인이 없진 않으나 그동안 축적된 가계의 소비여력 등을 보면 당초 예상보다도 더 견조한 흐름이 예상되고 있어 이는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중국 봉쇄조치 (재)연장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은 하방 요인이라서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하면서 판단해 나가겠다.

-미국의 경기침체 및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과 우리나라의 자본유출 위험은 어떻게 평가하나.

△자체적으로 미국의 경기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평가하긴 어렵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전망 하에선 아직 그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올 경제성장률을 2.7%로 지난 전망 대비 0.3%포인트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경상수지 흑자와 내수소비 활성화 등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는) 위험이 크지 않아고 본다. 자본유출입은 내외금리차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대외건전성이나 경제 펀더멘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어서 유출 규모가 크게 나타날 가능성은 보고 있지 않다. 다만, 성장 하방 리스크도 있어 국제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 등과 맞물리면서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모니터링 하며 대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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