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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뱀장어(민물장어)의 완전 양식에 성공했다. 대량생산체제가 마련되면 이르면 2020년부터 저렴한 가격에 뱀장어를 먹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08년부터 뱀장어 인공 종자생산 연구를 추진한 이후 8년 만에 뱀장어를 완전 양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앞으로 연간 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간 우리나라 뱀장어 양식 기술은 자연산 실뱀장어를 양식장에서 7~10개월간 사육해 출하하는 불완전양식 단계에 불과했다. 완전 양식에 성공했다는 것은 수정란으로부터 부화시켜 기른 어린 실뱀장어를 어미로 키워 다시 수정란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뱀장어는 우리나라에서 약 3000㎞ 떨어진 태평양의 수심 300m 속 바다에서 산란한다. 치어는 6개월간 성장한 뒤 우리나라 강으로 돌아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뱀장어가 어미로 성장한 뒤 알을 낳게 하려면 자연과 비슷한 조건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뱀장어 양식 연구를 주도한 김대중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연구단 선임연구사는 “태평양 수심 300m와 비슷한 조도와 수온을 갖추고, 생태환경과 비슷한 먹이를 제공해야 뱀장어가 산란을 한다”면서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적정 수준의 환경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양식 뱀장어 생산액은 연간 2500억원(약 9000t) 규모로 넙치(광어)에 이어 가장 많다. 자연산 뱀장어는 80t수준으로 물량이 미미한데다 자연산 실뱀장어 확보가 어려워 양식에 사용되는 실뱀장어의 60~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실뱀장어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한마리당 500원에서 2500원까지 변동이 크다. 성어로 키우기도 쉽지 않아 보통 1㎏당 4만~5만원 하던 뱀장어가 공급 감소 등으로 비쌀 때는 1㎏당 8만원까지 치솟는다. 뱀장어 완전양식이 성공하면서 실뱀장어를 다량으로 확보할 수 있어 뱀장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 차관은 “시중에서 먹는 뱀장어 가격이 비쌀 때랑 쌀 때 80%까지 차이가 난다”면서 “현재 실뱀장어를 20t가량 수입하고 있는데 직접 생산해 공급한다면 소비자들이 전복, 넙치처럼 안정된 가격에 소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량생산체제를 갖춰 상업화 단계까지 가려면 앞으로 4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수정란 확보 기술, 대형 수조, 먹이 대량화라는 3박자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사는 “현재 대량 양식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면서 “2020년까지 100억원 정도 예산이 투입하는 만큼 현재 기술을 보완하고 확장해 대량생산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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