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청 "영향평가 후에 재개발 추진해야"…종로구에 공식 요청

이윤정 기자I 2026.01.26 09:46:26

사업 전면 재검토 의견 회신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 종묘 보전에 악영향"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가유산청은 종로구가 추진 중인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과 관련해 “세계유산 종묘 보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사업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종로구가 지난 12일 국가유산청에 송부한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에 따른 정비사업 통합 심의 협의’ 문서에 대한 검토 의견을 지난 23일 회신했다고 밝혔다.

세운4구역 조사 중에 발견된 배수로 모습(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우선 서울시와 종로구, 국가유산청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수년간 심의와 협의를 거쳐 도출한 조정안(최고 높이 71.9m 이하)을 바탕으로 2018년 세운4구역 사업 시행 인가가 이뤄졌다는 점을 짚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2025년 10월 30일 최고 높이를 145m 이하로 완화하는 변경 고시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은 종로구가 이를 근거로 통합 심의를 추진하는 것이 세계유산 종묘 보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매장유산 발굴조사 결과 현지보존이나 이전보존이 결정될 경우,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와 발굴조사 완료 조치 없이는 법적으로 공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에 대한 발굴조사는 매장유산 관련 법령에 따라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2022년 5월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조선시대 종묘와 관련된 도로·배수 체계, 이문(里門), 건물지, 배수로 등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매장유산이 다수 확인돼 현재 임시 보호 조치되거나 별도 시설에 보관되고 있다. SH공사가 제출한 매장유산 보존 방안은 2024년 1월 문화유산위원회 심의에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이후 재심의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발굴조사는 현재까지 법적으로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대한민국 정부에 접수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공식 서한과 관련해 국가유산청은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와 정보 회신을 요청한 상태다. 국가유산청은 “법적 의무와 국제기구의 권고를 외면한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이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책임 있게 이행돼 개발과 보존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세운4구역 조사 중에 발견된 도로유구 모습(사진=국가유산청).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