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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은 작년 8월 러시아 국경을 넘어 약 1300㎢의 영토를 점령하며 러시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이 승리는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향후 평화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북한군의 지원을 받은 러시아군의 거센 반격으로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영토의 70%를 다시 내줬고 특히 전략적 요충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있는 도시 수드자에서의 패배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급격히 후퇴하는 상황이라고 AP는 지적했다. 수드자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의 충격적인 공세 직후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수드자 마을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수드자를 발판 삼아 북동부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 근처에서 방어선을 구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휴전 협상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탈환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진격 작전은 원래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20% 중 일부라도 되찾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해당 작전이 방어 전력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으며, 쿠르스크에서의 급격한 후퇴로 이러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은 AP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쿠르스크를 완전히 탈환한 후에야 본격적인 휴전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협상에서 활용할 지렛대를 거의 모두 잃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지난해 말부터 북한군을 전투에 투입한 이후 전황이 급격히 불리해졌다고 지적했다. 한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는 “북한군이 중량급 탄약을 들고 장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전에는 본 적 없는 수준의 신체 능력을 갖춘 병사들”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 병력과 무기 부족 역시 전투력을 약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부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보다 5대 1, 심지어 10대 1의 열세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일부는 후퇴 명령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며 상부의 판단을 비판하고 있다. 한 병사는 “지휘관의 명령을 어기고 직접 후퇴를 결정했다”며 “계속 포격 속에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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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은 러시아의 사실상 거부로 ‘시계 제로’ 상태에 놓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간의 휴전 제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세부 사항 조율이 필요하다며 즉각적인 휴전에는 선을 긋는 신호를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휴전 자체는 옳고 우리는 이를 확실히 지지하지만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며 러시아의 요구조건을 반영해야 한다고 역제안했다.
이는 러시아가 미국과의 협상에 열려 있음을 시사하지만, 접경지 쿠르스크 탈환이 완료된 이후에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녹색 군복을 입고 러시아군 전투 사령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된 쿠르스크 영토를 완전히 해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올바른 결정을 하길 바란다”고 재차 압박했다. 푸틴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선 “희망적인 신호지만, 완전한 답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만약 러시아가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매우 교묘하고 예측 가능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휴전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푸틴은 직접적으로 ‘안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일을 지연시키고 정상적인 해결책은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종종 이런 방식을 취한다”며 이를 푸틴의 ‘속임수’라고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