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방 중 윤 대통령의 문제 발언을 다룬 MBC를 향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 이후 이동 중인 윤 대통령과 주변 참모와 사적 대화에 조작왜곡 자막을 달아 뉴스를 내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영국 순방 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을 못한 것에 대해 ‘외교 결례’라고 표현한 것, 지난 대선 기간 김 여사 관련 ‘7시간 통화’ 녹취를 방송한 것, 박성제 MBC 사장이 보도국장 시절 조국 법무부 전 장관과 검찰 개혁을 지지한 서울 서초동 집회 인원에 대해 ‘딱 봐도 100만 명’이라고 발언한 것 등을 거론하며 “MBC는 대국민 사기죄에 해당하는 오보를 해놓고 반성은커녕 뻔뻔하게 다른 방송사에서도 방송했는데 왜 본인들만 문제 삼느냐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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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는 MBC가 민주당과 한 몸으로 유착되어 여론조작을 펼치고 있는 ‘정언유착’의 증거”라며 “MBC가 단순 해명이나 정정보도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 원내대표가 논란을 언급하기 전 이미 온라인에 퍼진 내용‘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MBC에 사과 방송과 함께 박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박 사장과 해당 기자, 보도본부장 등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예정이며, 언론중재위 제소를 통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 방통심의위 제소 등을 예고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에 엠바고 사항이 유출된 것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을 요청하겠다”라고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언론과 정당이 국민을 속였다. 이것은 대국민 보이스 피싱”이라며 “MBC가 미끼를 만들고 민주당이 낚시를 한 것으로 정언유착이란 말도 아깝다. 정언공범”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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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며 “그런데 관련해 언론에 재갈 물리기식 답변을 했다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방송장악을 위한 국민의힘의 노골적인 행태들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라며 “이번 대통령 해외순방 욕설 발언과 관련해서 ‘MBC가 왜곡했다’라고 권성동 의원이 얘기하더니 윤 대통령도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하면서 결국은 또 MBC를 향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 대통령은 26일 출근길 문답에서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와 관련한 나머지 얘기들은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전세계 2~3개 초강대국을 제외하고 자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자국의 능력만으로 온전하게 지킬 수 있는 국가는 없다”며 “그래서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에는 동맹이 필수적”이라고도 강조했다.
사과나 유감 표명이 아닌 별도의 진상규명까지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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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행사 무대에서 내려온 직후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애초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으로 알려졌으나,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고 ‘이XX들’은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가리킨 언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