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보유 재고 현황을 파악하라는 협조 요청을 했다. 폐렴구균 백신의 수요 증가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이와 관련 폐렴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되면 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일부 지역 의원에서는 폐렴구균 백신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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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5세 이상 65세 미만 연령층에서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로 폐렴구균 백신이 동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폐렴구균은 폐렴, 뇌수막염, 중이염, 패혈증 등을 유발하는 원인균이다. 대한감염학회가 초기 메르스에 확진된 45명 환자의 임상 역학 자료를 분석한 결과 60%에서 폐렴이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이 동반된 중증감염자와 만성질환을 가진 감염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치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감염학회 측의 권고다. 정부도 전국 모든 병원에 입원중인 만15세 이상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메르스 감염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식약처의 조사 결과 백신 업체들은 물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필수예방접종 물량을 제외하고 약 170만도즈가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약사들이 150만도즈 가량을 보유 중이며 현재 식약처의 출하 승인을 대기 중인 물량도 20만도즈에 달한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폐렴구균 백신의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때 백신 업체들의 매출 확대도 예상된다.
폐렴구균 백신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사노피파스퇴르, 화이자, MSD 등 다국적제약사가 공급하고 있다. 이중 GSK와 화이자의 제품은 광동제약(009290)과 유한양행(000100)이 공동으로 판매를 진행 중이다.
제약업체들은 향후 수요가 폭증하더라도 폐렴구균 백신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폐렴구균 백신 점유율 1위인 한국화이자 측은 “필수예방접종 물량을 제외하고도 총 50만 도즈 가량을 보유 중이다”면서 “백신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가 급증하면 단기간내 추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GSK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의료기관에서 폐렴구균 백신이 부족하다는 정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고 공급난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