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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기업사냥꾼` 무자본 M&A 추정기업 `일제 점검`

윤필호 기자I 2018.12.05 12:00:00

무자본 M&A 세력·사채업자 횡포에 투자자 피해 우려
2018년 결산 전 점검대상 선정…자금조달 규모 등 파악
비정상적 자금거래 등 회계처리 적정성 점검

무자본 M&A 과정(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금융당국이 기업사냥꾼을 향해 칼을 뽑았다. 무자본 기업 인수합병(M&A) 이후 자금을 끌어들여 재무를 악화시키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일삼는 세력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결산 전에 무자본 M&A 추정기업을 선정해 자금조달 규모와 사용내역 등을 파악하고, 결산 재무제표에 회계처리 반영 내역 등을 일제 점검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무자본 M&A 세력들은 사채업자 등에게 상장사의 주식 및 경영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해 인수대금을 지급한다.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에는 회사 명의로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고 비상장주식 고가 취득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유용한다. 재무상황 악화로 회사가 상장폐지에 직면하면, 이를 회피하기 위해 회계장부 조작이나 분식회계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사채업자는 주가하락으로 담보가액 하락 시 반대매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투자자는 주가폭락으로 손실이 확대되는 패턴이다.

무자본 M&A 추정기업의 분식회계 사례 참조(자료=금융감독원 제공)
금감원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무자본 M&A 추정기업에 대해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회계처리 위반 혐의사항이 발견될 경우 감리를 통해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 상장사 공시정보 등을 활용해 무자본 M&A로 추정되는 기업을 점검대상으로 선정, 집중 모니터링한다.

금감원은 조달된 자금의 사용내역 등을 살펴 비정상적 자금거래 여부와 관련된 회계처리 적정성 여부를 점검한다. 특히 비상장주식 취득의 경우 고가취득 여부나 손상평가 회계처리의 적정성 등을 살핀다. 대여, 선급금 지급의 경우 대여나 지급 경위, 회사와의 특수관계 여부, 대손 회계처리 적정성, 회수여부 등을 살펴 본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실체가 불분명한 비상장기업이 최대주주인 기업 △최대주주 변경 이후 거액의 자금을 조달한 기업 △조달한 자금을 실체가 불분명한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거나 선급금, 대여금 등에 사용한 기업 △경영진 등 특수관계자에게 거액의 자금을 대여하고 단기간 내에 전액 손상을 인식하는 등의 사례를 골라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향후 점검과정에서 회계처리 위반혐의가 발견됐거나, 위반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 대해서는 감리를 실시할 예정이다. 회계처리 위반 회사와 경영진 및 부실 감사한 외부감사인 등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하고, 감리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견되는 경우 유관 부서나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은 외부감사인을 맡는 회계법인에도 M&A 추정 기업 감사 시 내부 회계관리 제도를 면밀히 점검하고, 비정상적 자금거래 등에 대해서는 거래의 실재성 등에 관해 엄격한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감사 중 경영진의 부정행위 등이 발견된 경우 증선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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