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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가상자산 거래소 보관 비트코인도 압수 대상" 첫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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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1.09 08:33:58

대법원 2부, `거래소 지갑 비트코인 압수` 재항고 기각
"경제가치 지배 가능성 갖춘 비트코인, 압수 대상 맞다"
"거래소 지갑에 저장된 코인도 개인 키로 사실상 통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업비트나 빗썸과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관하는 개인 소유의 비트코인도 형사소송법 상 압수 대상이라고 대법원이 처음으로 판단했다. 향후 각종 범죄에 활용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압수가 적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대법원(이데일리DB)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해 12월11일 A씨가 낸 ‘수사기관 압수에 관한 처분 취소’ 재항고 사건에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인 만큼 비트코인도 법원이나 수사기관의 압수 대상에 포함된다”며 재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8년에도 “비트코인은 국가에 귀속 가능한 몰수 대상”이라고 판결했는데, 이번 판결은 비트코인이 전자적으로 거래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라는 점에서 가상자산거래소 지갑(보관용 지갑)을 통해 관리 또는 처분되는 가상자산 자체도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219조에 따른 압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추가로 판단한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20년 1월 경찰이 자금 세탁 범죄 수사 대상인 A씨가 한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에 보관하고 있던, 당시 시가로 약 6억원에 이르는 비트코인 55.6개를 압수한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경찰이 가상자산 거래소가 관리하고 있는 재항고인 명의의 전자지갑에 연결된 비트코인을 압수하자, 재항고인은 “거래소 계좌에 있는 비트코인은 형사소송법 상 압수할 대상인 ‘물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법한 압수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106조는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해 증거물이나 몰수 예정인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이 “가상자산이 전통적인 유체물에 해당하진 않지만, 전자적 거래 또는 이전을 전제로 한 전자적 증표로서 형사소송법 상 ‘몰수할 것으로 사료되는 물건’에 해당하는 만큼 압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자, A씨 측은 대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상 압수 대상에는 유체물과 전자 정보가 모두 포함된다”며 “비트코인은 독립적 관리 가능성, 거래 가능성, 경제적 가치에 대한 실질적 지배 가능성 등을 갖춘 전자적 증표로, 법원 또는 수사기관의 압수 대상”이라고 했다. 또 거래소 내 비트코인의 관리와 매매는 전자지갑에 저장된 개인 키로 보유자가 사실상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관리하는 A씨 명의 비트코인을 압수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준항고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8년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몰수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범죄로 벌어들인 코인이라면 국가가 빼앗아 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2021년 대법원은 “비트코인은 경제적 가치를 디지털로 구현해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가상자산의 일종”이라며 “사기 범죄의 대상이 되는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선고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보관·매매되는 코인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밝히고, 수사 단계에서 적법하게 압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 결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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