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PSP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매각 주간사로 UBS를 선정하고 최근 지분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를 배포했다.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티저레터를 송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크레센도가 보유한 HPSP 지분 40.9%(3280만주)다.
이번 매각으로 크레센도는 약 2조원 규모 현금화에 성공할 전망이다. 전날 종가 기준 HPSP 시가총액(2조8115억원)을 기준으로 한 크레센도 보유 지분 가치(약 1조1119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결과다. 크레센도는 지난 2017년 프레스토 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6호 펀드)를 통해 HPSP를 약 1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단순 차익으로만 약 200배 수익이 전망된다.
HPSP는 2017년 설립된 반도체 분야 고압 수소 어닐링(Annealing) 장비 제조업체로 2022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HPSP는 고압 수소 어닐링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높은 진입장벽 등을 토대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9년 99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952억원으로 뛰었다.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약 76%에 달한다.
HPSP의 매각 가능성은 올해 상반기부터 꾸준히 불거졌다. HPSP 상장 당시 설정된 크레센도의 보호예수가 오는 2025년 1월 종료되면서다. 통상 사모펀드의 투자 기업 보유 기간이 3~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7년반의 투자 끝에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적기라는 평가다. 반도체 호황으로 몸값 산정에도 유리한 시기다.
최근 HPSP는 예스티(YEST)가 청구한 특허 무효심판에서도 승소했다. 예스티가 청구한 권리범위 확인심판 3건도 모두 각하됐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간 HPSP를 따라다녔던 꼬리표가 독점 구도의 훼손 가능성이었다”며 “이번 결과로 2026년까지 독점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