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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60%가 2030세대…비트코인, 소액으로 장기투자하세요

김국배 기자I 2021.03.28 17:32:20

암호화폐 하루 거래대금 코스피 맞먹어
정보 부족,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은 여전히 우려
전문가가 말하는 개미 생존 투자법은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직장인 A(41)씨는 매월 월급날이 되면 10만원을 떼 비트코인에 투자한다. 수익률 10%를 달성하면 본전을 남기곤 바로 현금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A씨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코인을 중심으로 소액 투자하고 있다”며 “한 달 점심값 정도만 벌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가상자산)에 뛰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을 향한 기대와 경고가 교차하지만, 암호화폐로 이동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대거 늘어나는 모습이다. 빠르게 다가온 암호화폐 투자 시대에 혼란스러워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하루 거래대금만 14조…비트코인에 뛰어드는 2030세대

암호화폐로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는 건 숫자로 증명된다. 상승장에서 자신만 소외될 지 모른다는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투자자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거래소 14곳의 24시간 거래량은 총 14조6214억원 가량에 달한다. 이달 평균 코스피 거래 대금인 15조1325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코스피 거래 대금을 추월하는 날도 적지 않다. 24시간 거래되는 암호화폐와 직접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건 2030 세대로 분석된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내놓은 ‘가상화폐 앱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암호화폐 앱 월간 이용자 수(MAU)는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처음으로 30%를 넘으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대와 30대를 합하면 59%에 이른다. 암호화폐 투자자 10명 가운데 6명이 2030세대인 셈이다. 40대도 22% 이상이었다.

◇투자자 보호 수준은 아직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거래소 운영조건 등을 규정한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이 시행되고 내년엔 과세까지 이뤄지는 등 암호화폐가 조금씩 제도권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자 보호 수준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특금법이 ‘신뢰할만한’ 거래소를 구별해내는 데 도움이 될 순 있으나 여전히 정보는 부족한 데다 사기성 코인·허위 공시 등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단도 마땅히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업권법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실제로 최근엔 암호화폐 ‘고머니2’가 허위 공시 문제로 업비트에서 상장 폐지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머니2를 발행하는 블록체인 개발사 애니멀고가 북미 펀드인 셀시우스네트워크로부터 5조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고 공시했다가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 고머니2 뿐 아니라 거래소에 상장됐던 코인이 상장 폐지(거래지원 종료)로 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코인 프로젝트의 기술력, 사업 확장성, 건실성 등 객관적 평가가 부실한 것이 큰 요인 중 하나”라며 “상장 코인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미비한 건 안정적인 코인 생태계 조성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소액으로 장기투자…초보 투자자는 비트코인만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 수단인 암호화폐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강세장에 현혹돼 너무 많은 돈을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금융맨’ 출신인 정석문 코빗 사업개발담당 이사는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큰 자산인 만큼 소액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전체 자산에서)주식 비중이 10%라면 비트코인은 1% 정도로 작게 가져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위험 자산 투자인 비트코인 투자는 최대 20%를 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는 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여윳돈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초보 투자자라면 비트코인을 사라는 조언도 있었다. ‘단타’는 금물이다.

정 이사는 “초보 투자자라면 비트코인 외 다른 건 손대지 말 것을 추천한다”며 “비트코인이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신약이라면, 알트코인(비트코인 외의 암호화폐)은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암호화폐는 신생 자산군이라 실험적 요소가 많지만 12년 전 나온 비트코인은 가치가 증명됐다는 것이다.

그는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론 가격 변동이 심하지만 장기적으론 가치 보존을 너무나 잘하고 있다”며 “과거 패턴을 보면 비트코인은 4년마다 상승 사이클을 맞아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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