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지나니 식품가격 연쇄 인상…“원자재값·물류비 상승 탓”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식음료 업계가 설 명절이 지나고 식품 가격을 연쇄 인상하고 있다. 그동안 원자재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인상을 억제했지만 경영압박이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생수,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다양한 품목의 가격을 인상키로 하면서 식품가격 인상은 올해도 잇따를 전망이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는 국내 생수 시장 1위 제품인 ‘삼다수’ 가격(출고가격)을 다음달부터 올리기로 했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내달 1일부터 삼다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고 말했다. 삼다수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18년 8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판매 제품 기준으로 500㎖ 제품은 430원에서 480원으로, 2ℓ 제품은 980원에서 1080원으로 10% 이상 오른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광동제약을 거쳐 납품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인상폭이 더 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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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는 다음달 1일부터 삼다수 출고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사진= 제주개발공사)

빙그레(005180)도 다음달부터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올린다. 이에 따라 일반 소매점 기준으로 메로나, 비비빅을 비롯한 바 아이스크림 7종과 슈퍼콘 등의 가격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오른다. 가격 인상은 내달부터 채널별로 순차 적용된다.

빙그레는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의 지속 상승으로 더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더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경영압박이 심화해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식품도 음료 20여종의 가격을 내달부터 평균 7% 인상한다. 이에 따라 편의점 가격 기준으로 아침햇살(500㎖)은 2000원에서 2150원으로, 하늘보리(500㎖)는 1600원에서 18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초록매실(180㎖)은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다.

정부가 지난해 말과 연초에 걸쳐 가공식품류의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업계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아직 가격인상을 하지 않은 다른 식음료도 연쇄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가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사측에서 원가상승분을 감내했지만 이제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며 “인상폭을 최소화하겠지만 물류비와 원자재가격의 잇단 인상에 제품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