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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도 전쟁도 안 무섭다”…美 개미들, 하루 935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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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13 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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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주식' 열풍 2021년 수준 육박
콜옵션 가격은 당시 수준 넘어서
만기 2주 미만 단기 베팅이 절반 넘어
3분기 기업 이익 30% 증가 전망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위험 베팅’이 다시 불붙고 있다. 개별 종목 옵션 거래가 2021년 ‘밈주식’ 열풍 당시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리 상승과 고유가, 중동 전쟁에도 기업 실적과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떠받치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개별주식 옵션 거래량은 계약 금액 기준 하루 약 7000억달러(약 935조원)에 달했다. 옵션 전략 전문 운용사 캐릭레인이 집계한 수치로, 2021년 밈주식 열풍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 가격은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옵션은 특정 주식을 정해진 날짜까지 정해진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계약이다.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대신 손실 위험도 크다.

밈주식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에서 뭉쳐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등의 주가를 끌어올린 현상이다. 당시 ‘로어링 키티’라는 별명의 개인투자자가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다.

WSJ는 개인투자자들이 금리 상승, 배럴당 100달러(약 13만원)의 유가, 중동 전쟁 등 악재를 넘어 탄탄한 기업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일주일간 향후 6개월 주가 상승을 예상한 개인투자자 비율은 40.3%로 집계됐다.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단기 베팅도 늘었다. 존 마셜 캐릭레인 파트너는 현재 개별주식 옵션 거래의 절반 이상이 만기가 2주도 남지 않은 계약에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낙관론의 배경에는 강한 기업 실적이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33%에 달한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컨설턴트 쿠날 베리(41)는 엔비디아, 아마존, 스페이스X 등 대형 기술주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성장은 분명히 있다”며 “단기 변동성은 견뎌낼 배짱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WSJ는 밈주식 열풍은 시들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열기는 지난 5년간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시장이 급락한 지난해 4월에도 ‘저가 매수’를 이어갔다. 새로운 AI 유망주를 키워냈고,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도 대거 몰렸다.

다만 올해는 개인투자자들이 좀 더 선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장 전반보다 확신이 있는 소수 종목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주 급등세가 6월 정점을 찍은 뒤 여름엔 개인 매매가 주춤했다. 하지만 시타델증권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여름철 둔화는 통상 10월에 반전되는 경향이 있다.

신중한 투자자들도 시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찰스슈왑 고객들이 지난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였다. 2021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ETF가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조 마졸라 찰스슈왑 수석 트레이딩 전략가는 “조금 더 신중한 낙관론”이라며 “이들은 분명히 주가가 내릴 때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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