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5년내 3배이상 성장…은행권 수익성 잠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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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3.11 07:33:49

월가 IB 제프리스 "스테이블코인, 은행권에 완만한 압박" 점쳐
"현 450조원 규모 스테이블코인시장, 5년 내 1700조원 확대"
"은행 예금 급격 이탈 가능성 낮지만, 예금 3~5% 유출 불가피"
은행권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맞불…BoA·골드만삭스도 공식화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싸고 디지털자산 기업들과 전통 은행권 사이에서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확산될수록 은행들의 수익에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월가 투자은행인 제프리스(Jefferies)가 전망했다.

데이비드 치아베리니 리서치 총괄이 이끄는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1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스테이블코인 활동에 기반한 수익 창출 기회와 결제에서의 활용 사례로 인해 중기적으로는 예금이 점차 유출될 위험이 있다는 걸 은행권이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이 은행권에 즉각적인 실존적 위협이 되거나 미국 은행 예금의 급격한 이탈을 촉발할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5년 동안 은행들의 핵심 예금이 3~5% 가량 유출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은행의 수익성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제프리스는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의 은행권에 대한 ‘완만한 압박’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평균적인 은행은 수익이 약 3% 감소하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 성장에 우려를 가질 만한 이유는 분명하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된 디지털화폐로,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에 1대1로 연동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디지털자산 거래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합법화하는 지니어스(GENIUS) 법안이 통과된 이후 결제, 자금 관리, 국경 간 송금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공급 규모는 2025년 말 3050억달러(원화 약 450조원)로 1년 전보다 49% 증가했고, 조정 기준 스테이블코인 이체 규모는 2025년 11조6000억달러(원화 약 1경7100조원)에 달했다.

디파이라마(DefiLlama) 자료에 따르면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약 3140억달러(원화 약 453조원)로, 2022년 약 1840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제프리스는 향후 5년 안에 이 시장 규모가 8000억달러에서 1조1500억달러(원화 약 17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은 은행들에게도 중요하다. 스테이블코인이 24시간 이동 가능한 디지털 현금 역할을 하면서, 일반 은행 계좌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탈중앙화금융(DeFi) 플랫폼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6조달러 규모의 예금이 스테이블코인 및 스테이블코인 연계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넓은 은행 시스템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제프리스의 핵심 논리는, 현재의 미국 시장구조법안(클래리티 액트)이 스테이블코인의 단순 저축상품으로서의 매력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법안의 최종 통과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제프리스는 “클래리티 액트는 지니어스법이 남겨둔 ‘스테이블코인 수익률 허점’을 차단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을 저축상품이 아닌 결제수단으로 명문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통과된 지니어스법은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단순 보유자에게 직접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제한은 당좌예금과 저축예금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이 급격히 이동할 가능성을 낮춘다.

또 은행과 기타 전통 금융 대형사들도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내놓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첫 스테이블코인인 ‘피델리티 디지털 달러(FIDD)’를 출시했다. 모이니한 CEO는 의회가 이를 합법화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도 “회사 내 매우 많은 인력이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장기적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거래, 결제, 정산에서 발생하는 활동 기반 보상뿐 아니라 디파이 스테이킹과 대출 프로토콜에서 나오는 보상 역시 은행 예금에 유사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리테일 예금과 이자 지급 예금 비중이 높은 은행들이 수탁은행이나 이미 디지털자산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대형 금융기관보다 더 큰 노출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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