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개별소비세 인하(5→3.5%)와 그에 발맞춘 할인 공세로 지난달까지는 판매가 늘었지만 그 ‘약발’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다. 더욱이 개소세 인하가 끝나는 6월까지 두 달 남짓 남아 하반기 이후 판매 급감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11일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자체 집계한 올 1~4월 내수 판매량을 종합한 결과 50만5389대로 전년보다 6.2% 늘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모두 전년보다 늘었다.
문제는 판매증가율이 매월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월 11만616대, 3월 14만8848대로 전년보다 각각 7.2%, 17.0% 증가했지만 4월 판매량은 13만9617대로 그 증가율이 4.2%에 그쳤다. 개소세 인하는 물론 경차에 100만원 상당 냉장고 경품을 거는 등 매월 파격적인 판촉을 펼치고 있음에도 그 효과가 둔화한 것이다.
판매 내용 면에서도 르노삼성 SM6나 기아차 신형 K7, 니로 하이브리드 등 주력 신차를 빼면 대부분 차종의 판매가 큰 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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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동차 회사 국내영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소세 인하와 할인 공세로 차를 사려던 사람 대부분이 구매를 마친 상황”이라며 “미래 대기 수요까지 끝나버린 상황이어서 이제부터 진짜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9~12월 정부가 개소세 인하 정책을 펼치며 자동차 판매는 전년보다 두자릿수 이상 증가했으나 올 1월 정책 종료와 함께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정부가 2월 초 상반기까지 개소세 인하를 연장하고서야 판매가 반등했다.
더욱이 개소세 인하를 한차례 연장해 없는 수요까지 쥐어짜낸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를 한번 더 연장한들 판매가 늘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올 하반기에도 현대차 신형 그랜저와 기아차 신형 모닝, 르노삼성 신형 QM5(QM6) 등 굵직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대부분 연말이 다 되어서야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부터 중국·러시아·브라질 등 주력 수출 시장의 경기 침체에 따른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 하반기 공장 가동률 저하와 그에 따른 국내 산업 전체의 악순환도 우려된다. 올 1~4월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현지판매분을 포함한 국내 완성차 수출은 228만5302대로 전년보다 8.1% 줄었다. 이에 따라 5사 총 판매량(279만691대)도 5.8%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수출 부진을 내수에서 어느 정도 만회해 왔다면 하반기부터는 국내외에서 동반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국내외 경기 활성화 전까지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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