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아동·청소년에게서도 대사이상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을 국내 처음으로 규명, 연구결과를 전문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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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은 식품의 보존성, 맛, 편의성을 위해 산업적인 공정을 거쳐 식품에서 추출되거나 합성된 물질을 함유하는 식품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음료 △즉석식품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스낵류 등이 포함된다.
초가공식품은 가공 과정에서 당, 가공지방, 염분 등이 많이 들어가며 비타민, 섬유소 등 영양소는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발표된 내용으로는 국내 초가공식품 섭취는 2010년대 초반 23.1%에서 2010년대 후반 26.1%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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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는 과체중 이상의 비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수행된 비만 중재 연구 참여자 중 14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초가공식품을 섭취수준이 낮은 그룹(하위 1/3), 중간그룹(중위 1/3), 높은 그룹(상위 1/3)으로 분류하고 가장 낮은 그룹을 기준으로 나머지 그룹 간의 대사질환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 비만 아동·청소년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섭취식품량 20.4%, 하루 섭취에너지 25.6%를 초가공식품으로 먹었다. 섭취수준이 가장 높은 군은 하루 섭취 식품량 38.0%, 하루 섭취에너지 44.8%를 초가공식품으로 먹었다.
또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군(상위 1/3)은 가장 낮은 군(하위 1/3)에 비해 지방간 위험이 1.75배 높았다. 특히 간지방이 10% 이상인 중등도 이상(moderate to severe)의 지방간 위험은 4.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과도한 상태를 말하며 간이 망가지고 있다는 첫 신호이기도 하다. 비만성 지방간은 일부에서 지방간염이 발생하고 이후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간경변은 염증에 의해 간이 섬유화되어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간이식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하다.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군이 가장 낮은 군보다 인슐린 저항성 위험도 2.44배 높음이 확인됐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못해 혈액에 인슐린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상태를 말한다. 인슐린 저항성 상태가 계속되면 당뇨병 전증(전단계 증상) 및 당뇨병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섭취하는 식품 중 초가공식품 비율이 10% 증가함에 따라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질환 유병 위험은 1.37배 증가하고 인슐린저항성 유병 위험은 1.3배 증가하는 확인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연구에 참여한 비만 아동·청소년의 정확한 지방간 평가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지방간을 측정한 결과 참여자의 83%가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는 62.8%였다. 비만 아동·청소년의 지방간·제2형 당뇨 위험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비만 아동·청소년의 대사질환 유병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가공식품의 섭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아동·청소년의 초가공식품 섭취 감소를 위한 가정, 보육·교육시설 등의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