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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신차의 생김새와 기능이 점차 닮아가고 있지만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간 이어온 차체 형태와 디자인, 구동 방식과 운전 감각을 지키는 ‘고집 센 차’도 여전히 살아남아 자기만의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오프로더·픽업부터 일상 스포츠카까지
지프 랭글러가 대표적이다. 1941년 군용차 윌리스 MB에서 출발한 랭글러는 네모난 차체와 7슬롯 그릴, 밖으로 드러난 도어 힌지를 유지하고 있다. 승차감과 효율을 중시해 도심형으로 변한 대다수 SUV와 달리, 편의·안전 기능을 현대화했을 뿐 와이드 보디 프레임과 전·후 솔리드 액슬, 탈착식 도어·루프까지 제공하며 정통 오프로더의 뼈대를 바꾸지 않은 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올 1월 출시한 KG모빌리티(KGM)의 무쏘는 국산 픽업의 ‘고집’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SUV와 하이브리드·전기차에 집중하는 가운데 KGM은 2002년 무쏘 스포츠부터 이어온 픽업 계보를 완전변경 신차로 되살렸다. 승객 공간과 별도의 적재함을 갖춘 형태에 가솔린과 디젤 엔진, 일반형과 롱데크 등을 갖추며 픽업 제조사의 정체성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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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86은 한층 더 고전적인 스포츠카 공식을 따른다. 차체를 높이거나 모터를 더하는 대신 2.4ℓ 자연흡기 수평대향 엔진을 앞에 얹고 뒷바퀴를 굴린다. 낮은 무게중심과 2도어 쿠페 비례, 비교적 가벼운 차체를 통해 절대적인 출력보다 운전자의 조작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감각을 추구한다.
공간 경쟁 거부하는 작은 차들도 ‘눈길’
작은 차가 귀해진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델도 있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진 준중형 해치백이다. 낮은 전고와 짧은 후면부를 유지하면서도 412ℓ의 기본 적재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48볼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목해 전동화는 받아들였지만 몸집을 키우지 않은 채 소형차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미니 쿠퍼 3도어 역시 ‘공간 경쟁’을 거부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1959년 클래식 미니에서 비롯된 짧은 차체와 네 바퀴를 차체 모서리에 배치한 비례, 원형 헤드램프를 현대적으로 이어간다. 가족·적재 공간을 넓힌 5도어와 컨트리맨이 함께 판매되고 있지만, 브랜드의 출발점인 3도어 해치백을 여전히 라인업의 중심에 두고 있다.
경형 박스카 기아 레이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는 모델이다. 998㏄ 엔진을 얹은 경차이면서 네모반듯한 차체와 높은 전고, 조수석 쪽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차급 이상의 실내 공간을 확보한다. 2011년 첫 출시 이후 승용차는 물론 1·2인승 밴과 전기차까지 용도를 확장했다. 유선형 디자인이나 고성능과는 거리가 멀지만, 작은 차를 가장 넓게 쓰겠다는 목표만큼은 15년째 흔들리지 않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모델은 대중적인 차종보다 판매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며 “선택지가 비슷해질수록 오랜 개성과 분명한 용도를 지닌 차의 희소가치는 오히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