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042660)은 HD현대중공업(329180) 직원 9명이 군사기밀 탐지 수집 및 누설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안과 관련해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개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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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한화오션 이전인 옛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도를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8명에 대한 확정 판결은 2022년 11월경에 나왔고 나머지 1명은 지난해 11월 형이 확정됐다.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 고위 임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관여 없이는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대담한 방법으로 군사기밀을 탈취해 회사 내부에 비밀 서버를 구축, 운영하면서 관리하고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 매뉴얼까지 작성하는 일련의 조직적인 범행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은 굳이 판결문 등이 아니더라도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추론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처럼 방위산업의 건전한 발전 및 경쟁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HD현대중공업의 조직적 범죄 행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의 대표와 임원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제재를 면제해줬다”고 지적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현대중공업에 대해 참가자격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KDDX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급의 미니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사업이다.
한화오션은 “회사는 HD현대중공업이 불법 탈취한 군사기밀 중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중요 부분을 직접 생산한 실질적인 피해자임에도 당국에서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불법행위에 대해 처분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차분하게 대처해 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방위사업청 처분을 지켜보면서 중대하고 명백한 범죄행위마저 HD현대중공업의 ‘꼬리 자르기’ 식 은폐 시도에 의해 모두 가려질 수도 있겠다는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판결에 의해 방산업체가 특정 사업과 관련된 군사기밀을 불법취득하고 이를 불법적으로 보관 및 운용했음이 밝혀졌는데 수사 당시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해당 사업을 맡기고 유죄판결이 선고되고 나니 처벌받은 대상자에 임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전히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정부 스스로 방산업체들에게 ‘직원들을 시켜 군사기밀을 훔쳐서라도 사업을 수주하고 꼬리 자르기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향후 방위산업에서 최소한도의 법의 테두리 내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토양이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현대중공업의 대표나 임원에 대한 경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한화오션은 “조직적인 군사기밀 탈취 범죄의 배후와 그 전모가 확인되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과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곧바로 불법적인 특혜에 해당하고 이러한 불공정한 특혜는 도약하는 K-방산의 신뢰를 갉아먹고 자주국방의 기본 토대를 근본에서부터 무너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