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상, 인사 등 가사에 들어갈 키워드와 곡 장르를 선택한다. 곡 분위기와 노래에 들어갈 악기에 이어 노래 부를 가수의 성별까지 고른다. 작곡하기를 누르고 30초에서 2분 가량을 기다리면 인공지능(AI)이 작사 작곡한 나만의 곡이 탄생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대만, 미국에 법인을 운영 중인 AI 테마파크 스타트업 ‘밀레니얼웍스’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SM 나이비스 팝업’ 현장의 모습이다. 참가자가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본인만의 음악과 비주얼 아트 색깔이 담긴 NFC 탑재 미니 CD가 1분 만에 생성된다.
지난 2021년 설립된 밀레니얼웍스는 2024년 시드 라운드에서 씨엔티테크, 페이스메이커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리 시리즈A 라운드에서 SM컬처파트너스로부터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실증 비즈니스 모델(BM)을 지니고 있다는 점과 SM엔터테인먼트, 현대백화점 등 대형 클라이언트와 협업해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밀레니얼웍스는 시리즈A 라운드를 도는 중으로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하는 걸 목표로 한다. 신규 투자금은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축적한 데이터와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로 본격적인 스케일업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싱가포르 진출을 통해 동남아시아 허브 구축 △AI 키오스크 기반 사용자 생성 콘텐츠 플랫폼 비즈니스 전환 △글로벌 게임 지식재산권(IP)과의 AI 테마파크 기술검증(PoC)을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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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볼거리 아닌 ’경험’을 제공”
송유상 밀레니얼웍스 대표는 백화점과 홈쇼핑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 비대면 거래가 급부상하면서 디지털 마케팅과 쇼호스트 방송 업무에 버추얼 캐릭터 쇼호스트를 내세우는 버추얼 라이브 커머스를 시도했다. 당시 ‘버추얼 휴먼’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해 지금의 밀레니얼웍스를 창업했다.
초반 밀레니얼웍스는 AI 포토부스 사업을 BM으로 삼았다. 이후 회사 BM은 크게 두 가지 모델로 확장됐다. 포토부스는 AI 콘텐츠 키오스크 ‘애니모먼트(ANYMOMENT)’로 발전했다. 해당 서비스는 단순히 네컷 사진을 찍는 포토부스가 아니라 AI가 사용자를 특정 IP 캐릭터로 변신시키는 맞춤형 콘텐츠 생성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B2B 서비스로 확장하면서 지난해 회사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다. 지난해 구글, 엔비디아, 삼성, SM, 블리자드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포함해 약 5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AI 테마파크 플랫폼 ‘스페이스브이(SPACE:V)’도 있다. 팬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둔 AI 기반 테마파크로 단순 포토부스나 팝업스토어가 아닌, 방문객이 IP 세계관의 주인공이 되도록 경험을 제공한다. AI 포토·타로·음악 생성·실시간 모션 트래킹 등 16가지 AI 키오스크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IP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한다. K팝 장르의 경우 아이돌 데뷔 시뮬레이션을, 웹툰에는 작가 고유의 그림체 학습 AI를, 게임에는 스토리를 입히는 식이다.
송 대표는 “스페이스브이의 차별점은 몰입형 세계관 체험과 소장 가치 창출에 있는데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세계관 속 주인공이 되는 ‘경험’이 소비자 마음을 끌었다”며 “실제로 지난해 3월 홍대 AK몰에 차린 AI 테마파크는 개시 6개월만에 관람객 누적 4만 5000명을 돌파했다”고 했다.
밀레니얼웍스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네이버웹툰으로 검증받은 모델을 게임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AI 기반 디지털 테마파크 협업을 본격화하며 테마파크 네트워크를 글로벌로 넓히는 중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는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오버워치 리그전, 지스타 이벤트에서 게임 팬덤에 AI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식으로 협업을 해왔다. 이를 AI 디지털 테마파크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법인 통해 ‘동남아 허브’ 구축”
송 대표는 “2022년 베트남 하노이 백화점에 12개의 캐리어를 끌고 무작정 출발해 AI 포토부스를 설치했다”며 “모두가 무모하다고 했지만, 그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 4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게 됐다”고 했다.
송 대표는 2022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듬해 베트남에 본격 진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투자사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했다는 후문이다. 페이스메이커스는 대만·일본 진출에, SM컬처파트너스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 구축에, 씨엔티테크는 초기투자부터 후속투자까지 비즈니스 확장에 도움을 줬다.
그는 “현대백화점, SM엔터테인먼트, 네이버웹툰 등과의 협업 실적이 해외 파트너들에게 신뢰를 줬고, 이것이 빠른 진출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모든 지역에 같은 모델을 적용하지 않고, 현지 로컬 전문가와 함께 지역특성에 맞춰 사업을 진행한 게 성공 요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일본에서는 도쿄 한인타운이 위치한 K문화 중심지 신오쿠보역에 직영점을 열었다. 대만에서는 타오위안 XR센터에 입주해 메타버스·가상융합기술(XR) 프로젝트와 연계해 현지 파트너 5개사를 확보했다.
밀레니얼웍스는 올해 글로벌 사업을 싱가포르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를 동남아 허브로 삼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2030년 체험형 공간 시장이 8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리 사업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 역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K팝, 웹툰, 게임 등 한국 IP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는 시점에 이를 현지에서 체험하게 하는 'AI 테마파크' 모델은 전 세계 어디든 복제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