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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 中 자자오예, 홍콩 증시서 주식 거래 정지

김무연 기자I 2021.11.05 16:10:04

지주사 자자오예와 자회사 3곳 함께 거래 막혀
전일 만기 도래한 금융투자상품 상환 못해
S&P·피치, 자자오예 신용등급 하향 조정하기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기업 자자오예(영어명 카이사)와 그룹 계열사들의 주식 거래가 잇따라 정지됐다. 앞서 자자오예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두 곳으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당하며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건설 중인 중국 아파트(사진=AFP)
5일 블룸버그통신은 그룹 지주사인 자자오예와 자회사 3곳의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고 보도했다. 주식 거래가 정지된 자회사는 △자산관리 부문인 ‘자자오예메이라이’ △건강 사업을 운영하는 ‘자자오예젠캉’ △건설 장비 제공업체 ‘자자오예즈번’ 등이다.

주식 거래가 중지된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날 자자오예는 금융 자회사인 진헝차이푸에서 판매한 금융투자상품의 만기에 고객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앞서 헝다그룹(에버그란데) 또한 금융 자회사인 헝다차이푸에서 판매한 금융투자상품을 고객들에게 상환하지 못한 바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관련 대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채무불이행(다폴트) 위기를 맞이했으며, 자자오예 등 다른 부동산 기업들도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자오예가 향후 1년간 갚아야 할 달러 채권 규모는 32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 달한다. 당장 오는 11일과 12일 양일에만 5900만달러(약 700억원)의 채권 이자를 지불해야 하며, 다음달엔 4억달러(약 4742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따라 S&P와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자자오예 장기 외화표시 발행자 등급(IDR)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했다. 내년에 상당한 규모의 부채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고 자자오예의 자본 구조 또한 지속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자자오예는 “회사가 신용 등급 강등과 어려운 부동산 시장 환경과 같은 불리한 요인으로 유동성에 대한 전례 없는 압박에 직면했다”라면서 “자산 매각 속도를 높이는 등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로이터는 자자오예가 선전에 있는 18개의 상업용 부동산을 내년 말까지 총 818억위안(약 15조1500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GS-CIMB증권의 레이먼드 쳉 중국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중국 당국이 규제를 일부 완화하긴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라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점점 더 많은 부동산 개발사들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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