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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경쟁심화에 저가판매 악순환…'보물섬투어'도 매물로

전재욱 기자I 2018.12.31 14:34:26

`보물섬투어` 운영해온 우리두리 법정관리 中 매각 추진
회사 인수의향자 끼고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 계획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여행업계 불황 여파로 여행사 폐업이 줄을 잇는 가운데 업력 25년의 중견 여행사 `우리두리`가 법정관리 매물로 시장에 나온다.

31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여행사이트 `보물섬투어`를 운영해온 여행사 우리두리는 회생을 신청한 상태에서 이날 현재 회사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회생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회생법원은 인수합병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유일한 재기 방법이라고 보고 앞서 절차를 허가했다.

회사 측은 스토킹호스 방식을 추진해 인가 전 M&A를 진행할 계획이다. 스토킹호스는 인수의향자와 매각을 위한 수의계약을 맺은 후에 공개 입찰을 진행해 최종 인수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회사 인수합병이 성사할 확률이 높아서 회생 가능성도 큰 편이다. 현재 우리두리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곳이 있는 상태다.

우리두리는 1994년 10월 설립해 지난해 매출 87억원을 냈으나 유동성 위기로 지난달 회생을 신청했다. 현재 부채 약 100억원(신고기준), 청산가치 7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사업 기반을 온라인에 두고 있는 터에 기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잡힌 측면이 있다. 회사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여행업계는 경쟁이 심화하면서 저가 판매라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며 “이런 업계 상황이 회사 경영에 타격을 줘 회생을 신청한 것”이라고 했다.

여행업계를 둘러싼 영업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위체계)를 둘러싼 한중 외교 갈등으로 여행업계 받은 타격은 아직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강진, 일본 및 사이판 태풍 등 올 한해 잇단 천재지변은 해외 관광 위축으로 이어졌다.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등 외국 온라인 여행사(OTA)의 국내시장 진출이 가속하는 가운데 개별 자유여행객이 늘어난 것도 악재다.

지난 10월 항공권 판매업체 탑항공이 폐업한 것은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탑항공은 1982년 설립해 2000년대까지 항공권 판매 부문에서 업계 수위를 다투던 곳이다. 한때 전국에 지점 150여 곳을 거느렸다. 그러나 항공권 발권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데 더해 경쟁이 세지면서 끝내 문을 닫았다. 더좋은여행과 e온누리여행사가 지난 9월 각각 폐업한 것은 여행사 줄도산의 징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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