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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업계, 관세 대응 잰걸음…페라리 가격인상·포드는 할인

방성훈 기자I 2025.04.04 10:17:16

폭스바겐·페라리 가격 인상…포드·닛산은 가격 인하
BMW "5월 1일까지 멕시코산 관세 비용 자사 부담"
현대차는 "관세 영향 검토중"…인상 가능성은 시사
스텔란티스는 멕·캐 공장 중단…GM은 美 생산 확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와 관련해 가격 인상, 할인, 생산 중단 등 다양하게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발효했다. 다음달부터는 엔진, 변속기 등 자동차부품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전날 발표한 상호관세와는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사진=AFP)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카앤드드라이버 등에 따르면 미국 포드는 ‘미국에서 생산된, 미국을 위한’(From America, For America)이라는 캠페인을 4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 차량 구매자 전원에게 일반 고객도 직원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매체는 “수천달러를 아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훌륭하다”고 극찬했다.

미국으로 수입된 모델도 할인 대상에 포함됐지만, 2024~2025년 미국에서 제작된 포드 및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의 일부 모델은 제외됐다. 포드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80%를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매버릭 픽업트럭 등 일부 인기 모델은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제작한다.

일본 닛산자동차도 “차량 구매 환경이 어려워진 만큼 고객을 지원하려고 한다”며 가장 많이 팔리는 두 모델의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는 640~1930달러, 패스파인더는 670~1170달러 가격을 낮췄다. 두 모델 모두 주로 미국 테네시에서 제작되며, 로그 SUV 일부는 일본에서 생산된다. 관세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저렴한 모델 킥스, 센트라, 베르사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독일 BMW는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한 관세 비용을 5월 1일까지는 자사가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3시리즈 세단, 2시리즈 쿠페, M2로, 모두 멕시코 산 루이스 포토시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차량 가격을 올린 곳도 있다. 이탈리아 페라리는 관세 발효 이후 수출되는 푸로산게 SUV, 12칠린드리 그랜드 투어러, F80 하이퍼카 등 일부 모델 가격을 최대 10% 인상했다. 다만 296GTB, SF90, 로마 등의 모델은 가격을 유지했다. 이 회사는 25% 관세에 가장 먼저 대책을 내놨다.

독일 폭스바겐도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차량은 배송비 항목에 관세 비용을 추가할 예정이다. 어디에서 생산됐는지에 따라 가격 인상폭은 모델마다 달라진다.

폭스바겐은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전기자동차 ID.4와 대형 SUV 아틀라스를 생산하고 있으나, 제타, 타오스, 티구안은 멕시코에서 수입한다. 골프GTI, 골프R, ID .버즈 밴은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멕시코에서 차량을 들여오는 철도 운송을 일시 중단하고 유럽에서의 해상 운송은 지속키로 하는 등 공급망을 재검토하고 있다. 북미는 지난해 폭스바겐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한국 현대자동차는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카앤드드라이버는 “제네시스 글로벌 책임자인 마이크 송(송민규) 부사장은 ‘지금은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지만 결국엔 고객에게 비용을 부담토록 해야 한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호세 무뇨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현재로선 미국에서 자동차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관세 부과가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AFP)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미국 스텔란티스는 멕시코와 캐나다 공장을 멈춰세웠다. 이 회사는 경쟁사인 포드보다 미국 내 생산량이 적어 관세 충격이 크다.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의 조립 공장을 2주 동안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산하 브랜드인 크라이슬러의 퍼시피카 및 보이저 미니밴 모델은 이 곳에서만 생산된다. 또다른 산하 브랜드 닷지의 전기차 모델 차저 데이토나 역시 생산중단 대상이다. 지프 브랜드는 4월 한 달 동안 멕시코 공장의 컴패스 SUV와 전기 왜고니어 S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미국 제널럴모터스(GM)는 인디애나주 조립 공장에서 픽업트럭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하고, 수백명의 임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다만 스텔란티스와 달리 멕시코와 캐나다 공장의 생산 일정은 아직까진 조정하지 않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가장 저렴한 모델인 GLA급 소형 럭셔리 SUV와 CLA급 소형 세단에 대해 미국 수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앞서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계속해서 미국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자동차 관세를 예고하며 일본 혼다자동차가 인기 모델인 시빅 하이브리드 생산을 멕시코에서 미국 인디애나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가 없다”고 강조했다.

카앤드드라이버는 “앞으로 며칠, 길게는 몇 주 동안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대응 방식이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른 외신들도 “대다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관세 영향을 평가하며 공급망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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