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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아직 낮지만’…코로나 총리의 대선 행보 ‘주목’
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정세균 국무총리는 2.6%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32.4%) △이재명 경기도지사(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4.9%) △홍준표 무소속 의원(7.6%)에 이어 5위를 달리고 있다. 다른 경쟁자에 비해 아직 지지율은 낮지만 정 총리의 경쟁력을 낮잡아 볼 수는 없다는 평가가 많다.
먼저 15대에 처음 국회에 입성한 이후 6선 의원을 지낸 정 총리는 당대표 두 번과 비상대책위원장, 국회의장까지 지낸 베테랑 정치인이다. 여기다 국무총리까지 맡으면서 풍부한 국정 경험까지 갖춘 게 강점으로 꼽힌다. 이어 정 총리는 코로나19 방역사령관으로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도 크게 흠 잡을 부분이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정 총리는 대구·경북 지역의 1차 대유행 시기에 보름가량 대구 지역에 상주했고, 지난해 8월 광화문 집회와 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한 2차 대유행 시기에는 서울 시청에 상주하며 방역을 지휘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도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까지 31만여명이 백신을 맞았고 우선접종대상자의 약 40%이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과는 달리 정 총리는 최근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기획재정부가 자영업자·소상공인 영업손실 보상을 법제화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강하게 질책하는 한편 소급적용은 배제해 기재부를 설득했다. 또 중소기업벤처부 등이 손실보상 법안에 ‘손실보상’을 넣는데 반대하자 직접 문구를 넣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LH 직원의 투기 의혹 건에 대해서는 “위법 여부과 관계없이 국민을 배신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빠른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어나가고 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500명 이하로 내려가면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전북 전주의 새만금위원회를 방문한 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개원식에 참석했다. 전북은 정 총리의 지역구이자, 고향이다. 이어 28일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61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엔 대전으로 가 3.8 민주의거 기념탑 참배를 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인터뷰도 이어나갔다.
지난달 25일부터는 모든 기자를 대상으로 개방형 브리핑도 시작했다. 정 총리는 즉석에서 질답을 이어나가는 형태의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윤 전 검찰총장의 사퇴부터 검찰개혁, 가덕도 신공항 같은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정치권에서 총리 브리핑을 대선 행보의 일환으로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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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팬클럽도 출범…대선 채비 ‘속도’
관가에 따르면 정 총리는 오는 4월 7일 예정된 서울·부산 시장 등 재·보궐선거 이후 사퇴하고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정 총리의 팬클럽과 싱크탱크도 출범했다. 측근으로 꼽히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어젯밤 정 총리 팬클럽인 우정(友丁)특공대 발대식이 있다고 해서 저도 참석했다”며 팬클럽 출범 소식을 알렸다. ‘우정’은 ‘우리가 정세균이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또 지난 6일에는 정 총리의 지지 모임인 ‘국민시대’ 전북지부 3기도 출범했다.
전북지부에 따르면 국민시대는 2011년 정 총리가 처음 제안해 전국에 조직됐다.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정 후보를 지지하며 알려진 ‘싱크탱크’ 조직이다. 정 총리는 이날 1분20초 분량의 축사 영상을 보내 “얼마 전 총리 취임 1주년을 맞아 ‘역경을 딛고 일어서 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이번 행보가 7월 혹은 8월로 예정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까지 영향이 미칠지는 미지수다. 현재 대면접촉이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으로 경선이 연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당헌은 대통령 선거일 ‘180일 전’까지 후보 선출을 끝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선까지 시간이 촉박한 정 총리에게는 호재일 수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아직 정 총리의 지지율이 높지 않지만 현안을 잘 마무리하고 지지율의 상승 흐름만 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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