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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당국의 지원 속에 전국 50개 지역에서 22일 같은 시간 총 5000쌍이 단체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23일 보도했다. 이번 단체결혼식은 중국 민정부(사회복지 담당 기관)와 농업농촌부, 부녀연맹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것으로 1949년 신중국 건국 이래 중국 당국이 주선한 결혼식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가정과 국가가 함께 축하하고 행복을 증명한다”는 주제로, 최근 중국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호화 결혼식을 비판하고 간소한 결혼식과 높은 결혼지참금 거부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5000쌍의 커플들은 베이징(北京), 정저우(鄭州), 홍콩, 마카오 등 전국 예식장 50곳에서 중국 전통 예복을 입고 꽃을 들며 엄숙하게 결혼 서약을 낭독했다. 이 결혼식은 웨이보 등을 통해 전국에 반영됐다.
중국 동부 장시성 지안에서 결혼한 한 커플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의 본질은 두 사람 사이의 사랑과 헌신”이라며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높은 지참금과 약혼 선물은 재정적 부담일뿐만 아니라 결혼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인구통계 전문가 허야푸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혼인율이 감소한 이유는 결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지참금 관행이 있는 농촌지역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던 중국의 신생아 수는 2022년과 2023년 잇달아 1000만명을 밑돌면서 2년 연속 내리 감소했다. 민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혼인신고 건수는 343만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만건 가까이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지자체들은 한 건의 혼인신고라도 더 받겠다며 지난달 10일 칠석(음력 7월 7일)날 연장근무에 나서는가 하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정부는 신혼부부에게 복권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