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의 반란’에 코스피 더 단단…상법 개정 기대 타고 내수주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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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2.19 07:57:20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국 증시가 ‘AI 공포’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국내 증시는 의외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강세도 한 축이지만, 2월 들어서는 은행·소매·보험·건설 등 내수 저평가 업종의 반등이 지수 방어에 더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밸류에이션(특히 PBR)이 빠르게 높아지며 이제는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을 함께 따져야 할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진단도 함께 제기된다.

(표=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2월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질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며 “미국 주식시장이 AI 공포에 흔들려도 국내 증시는 꿋꿋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1월과 2월의 시장 리더는 달라졌다. 1월엔 자동차(37.3%), 반도체(36.4%), 증권(33.7%), 상사자본재(35.2%)가 강했지만, 2월엔 은행(26.4%), 소매유통(17.8%), 보험(15.7%), 건설(12.6%) 등 내수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순환매의 배경으론 실적 기대와 함께 ‘절대 저평가’ 구간에 있던 업종의 재평가가 꼽힌다. 허 연구원은 특히 2월 말~3월 초로 예상되는 3차 상법 개정(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이슈) 기대가 맞물리며 저PBR 업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성장성이 정체된 내수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싸서 오르는 장’이 일정 부분 진행되면서, 시장 전체의 자산가치 기준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올라왔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은 여전히 9~10배 수준이지만, 코스피 PBR은 2배에 근접(12개월 트레일링 1.82배)해 1990년대 초·2000년대 초·2007~08년 이후 처음으로 2배 구간을 바라보고 있다. 저평가가 해소되는 긍정적 신호일 수 있으나, 반대로 밸류에이션 상승의 ‘천장’이 보이기 시작하는 국면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허 연구원은 수익성 검증 국면이라고 짚었다. 2월 들어 내수 업종의 실적 상향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반도체처럼 ‘폭발적’이진 않다는 평가다. 그는 주요 섹터의 ROE(자기자본이익률) 전망치와 현재 PBR을 함께 비교해 보면 수익성 대비 저평가 업종으로 증권, 유틸리티, 화장품·의류, 자동차, 건설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철강·에너지·소매유통 등은 PBR만 보면 여전히 낮지만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조선·반도체는 수익성은 높지만 자산가치 기준 밸류에이션이 크게 싸지 않아, 추가 상승 여력은 실적 추정치 변화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연휴 이후 국내 증시는 ‘AI 공포’ 같은 대외 변동성 속에서도, 주주환원·상법 개정 기대를 매개로 한 저PBR 재평가 흐름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적(수익성)이 따라붙는 업종이 어디인지가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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