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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사봤다⑬] 홍콩으로 '사이버 망명' 갈뻔

차예지 기자I 2018.01.12 14:55:38

고수 조언으로 폭락장 직전 현금화…마음 편히 관망해
홍콩 거래소로 '망명'가는 투자자 많다길래 "나도 가볼까"

정부가 거래소를 폐쇄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홍콩 바이낸스로의 ‘사이버 망명’을 고려했다. 사진=차예지 기자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가상화폐 가격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다들 놀라셨죠? 안전벨트는 꽉 매셨나요?

◇폭락장 직전에 70% 현금화..이더리움 하나만 남겨둬

저도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번처럼 크게 불안하지는 않았습니다. 우연치고는 운이 좋았는데요, 등이 싸한 느낌을 받아 정부 발표 이전에 전체 투자금의 약 70%를 현금화해 두었거든요.

끝없이 오를 것만 같던 리플과 트론이 점점 꺾이는 것을 관찰하던 저는 뭔가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중 제가 신뢰하는 한 고수 투자자가 ‘존버’하던 트론을 정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곧바로 매도에 나섰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천만다행이었던 셈이죠.

다행히 저점에 사두었기 때문에 수익금이 엄청 깎이기는 했지만 리플과 트론은 익절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다른 종목들도 천천히 정리하고 ‘가상화폐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이더리움 하나만 남겨두었습니다. 이더리움은 엉덩이가 무거워 상대적으로 급등락이 심하지 않은 코인이라 하락장에서도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부 규제 때문이든 뭐든 올랐으면 떨어지는게 이치에 맞는 일이기는 하지만, 막상 당하고나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있던 ‘트론 존버방’에서도 존버를 외치던 동지들이 하나둘씩 트론을 처분하고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러다 정말 코인 시장 망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이더리움이 0원이 된다고 해도 이번에는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때보다는 마음 편하게 폭락장을 관망할 수 있었습니다.

◇거래소 폐쇄? 나도 홍콩 거래소로 코인 옮길까

거래소 폐쇄 검토 소식에 11일에는 회사에서는 마주치는 사람마다 “거래소 폐쇄한다며. 너 어떻게 하니?”라고 우려하더군요. 앞으로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던 저는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거래소 폐쇄에 대비해 벌써부터 해외 거래소로 ‘대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것도 방법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자자들은 홍콩 거래소인 바이낸스로 보유 코인을 옮기는 방법을 가장 선호하고 있습니다. 일단 바이낸스 가입은 해두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거래소들도 참 ‘노답’입니다.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도 여전히 고객센터에서는 아무말을 들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한 소규모 거래소에서는 연결은 됐지만 폐쇄가 되면 어떻게 돈을 뺄 수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실제 거래소 폐쇄가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아무도 앞으로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이 커지자 뒤늦게 대응에 나서는 것 같다”는 말이 가장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판단을 내린 저는 폭락해서 가격이 많이 떨어진 코인들을 대거 ‘줍줍’했습니다.

아참. 가상화폐 사봤다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제 글이 본의아니게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아 앞으로는 관련 기사 보도로만 독자님들을 만나러 생각입니다. 그동안 많이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코인 투자 동지들과 정부 규제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폭락장에 빠지지 않는 “한강물 차갑다”는 얘기는 이번에도 나왔다. 사진=카카오톡 캡쳐
거래소 폐쇄 검토 소식에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손해를 보고 코인을 던지자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게시물도 돌아다녔다. 사진=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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