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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장관은 수락연설에서 “바람이 거세게 불면 어떤 이는 담장을 세우나 어떤 이는 풍차를 단다”며 “여러분의 소중한 뜻을 받들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바람을 변화의 에너지로 만드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3·1절임을 의식해 “마스크·미세먼지·탄소공해·부동산문제·일자리 걱정·교통지옥으로부터 서울을 독립시키겠다”며 “평당 1000만원대 반값아파트로 서민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앞당기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애초 언론인 출신인 박 전 장관은 대중 인지도에서 앞서나 당내 조직력에서는 운동권 출신인 우 의원에 열세일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결과는 달랐다. 박 전 장관은 서울시 권리당원 18만 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와 일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63.54%를 득표하며 36.46%에 그친 우 의원을 크게 앞섰다.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에서도 71.48%를 득표했다.
선거전이 박빙으로 흐르는 데에 따른 민주당 지지층의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간에 단일화가 성사되는 등 야권 단일화가 순풍을 타자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표가 몰렸다는 것이다. 경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박 전 장관은 “민심이 당심”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우 의원은 “민주당다운 후보”를 언급하며 정통성을 강조해왔다.
박 전 장관의 선출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시대전환간 범여권 후보 단일화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완주하려면 선거법상 오는 8일 이전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만큼 이전에 논의를 마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과 시대전환은 2일쯤 단일화 방식 등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최종 후보로 낙점된 박 전 장관은 2일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코로나19 관련 화이자 백신 1호 접종자와 만난 후 백신접종 총괄 책임자와 간담회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