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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불법 재하청 공사 사실을 밝힌 보도 기사 링크와 함께 “안양의 한 공사 현장에서 60대 재하청 노동자 세 분이 건설기계에 깔려 유명을 달리하는 참혹한 사건이 벌어졌다. 아파트 8층에서 창틀을 교체하던 두 분의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덧 너무 익숙한 광경이 되어버린, 거듭되는 사고에 마음이 무겁다”며 숨진 노동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힌 뒤 산업현장 사망 재해에 대한 예방과 처벌이 여전히 부족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법은 멀고 위험은 가깝다.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을 지닌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죄송스럽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어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근본 원인은 명백하다. 비용을 이유로 안전의 책임을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라고 규정하며 “법을 어길 때 생기는 이득이 처벌·제재로 인한 손실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땀 흘려 일하는 시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노동의 결과가 죽음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할 일에 집중하겠다”며 “돈과 생명을 맞바꾸는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는데 권한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생명경시에 대한 대가를 지금보다 훨씬 비싸게 치르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비극적 사고를 노동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 것”이라며 “정치의 역할은 작은 틈새라도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은 없는지 현재의 제도를 단계 단계마다 꼼꼼히 살피고 제도적 보완책을 만드는데 지혜를 모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전날 사고 현장을 직접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노동자 사망을 애도하면서도 “작업을 원활하게 하려고 센서를 껐다가 다치면 본인이 (과실로) 다친 것“이라며 사고 원인을 단순 개인 과실로 돌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직접 현장을 찾는 수고를 하면서도 국내 산업, 건설 공사 현장에서 과도한 재하청으로 비용절감, 공기 단축 압박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안전 부주의, 위험 작업으로 이어지는 문제, 즉 이 후보가 이날 언급한 ‘위험의 외주화’ 문제는 별도로 논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