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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채찍만이 능사 아냐…의욕 넘쳤던 文정부도 실적 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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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묵 기자I 2025.08.29 08:19:25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①
국립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함병호 교수
중대재해 관련 범 정부 논의 반갑지만
제재와 처벌에만 무게를 둬 아쉬워
선의가 꼭 좋은 결과 담보하는 것은 아냐

[국립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함병호 교수]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산업 현장 사망 재해 감소 대책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인상 깊게 봤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강력한 사망사고 근절 의지를 표명한 점과 산업재해를 고용노동부만이 아닌 관련 부처 모두의 문제로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다만 최근 일련의 중대재해 관련 논의가 제재와 처벌에만 무게를 두는 느낌이어서 장기적 관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의 면허 취소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고 하고 있다. 사망사고가 발생 시 ‘일벌백계’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공공입찰 금지라는 초강력 조치까지 거론되고 있다.

안전 문제를 다룰 때 범하기 쉬운 오류는 ‘처벌을 강화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고,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 대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은 떨어진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도 ‘패트롤 점검(사업장 불시 감독) 후 처벌’이라는 정책을 통해서 3년 이내에 업무상 사망사고를 500명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결과는 초라했다. 고용노동부의 집계를 보면 패트롤 점검 시행 3년째인 2020년 업무상 사망자는 882명이었다.

산업안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처럼 ‘선의’가 꼭 좋은 결과를 담보하는 것만은 아니다. 중대재해가 실질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근본적으로 무엇이 변했기 때문에 사고가 줄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산업 안전 정책에 각각 차별화를 두고, 근로자들의 불안정한 작업 방식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 등 핵심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최근 잇따른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들의 명복을 빌며, 이번 정부에서만큼은 중대재해가 근절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본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함병호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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