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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기자는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신라젠 관련 혐의로 가족까지 검찰 수사를 받게될 것처럼 위협해 유 이사장에 대한 비위를 폭로하라고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홍 판사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5차례에 걸쳐 편지를 보내 심리적 압박을 가한 것은 인정했다.
홍 판사는 “이 전 기자가 언급한 수사 강도가 높게 진행될 것이란 사실을 피해자가 이미 알고 있었고 검찰과 연결됐다고 믿을 증거가 없다”며 “서신을 보낸 시기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에게 겁을 주거나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검찰과 연결돼 있다거나 영향력 미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서신의 문언적으로 봐도 가족까지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암시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그렇게 볼 객관적 근거도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강요죄 구성요건이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 판사는 주문을 낭독하기 앞서 이 전 기자에게 “이 전 기자는 특종 취재에 대한 과도한 욕심으로 중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인 피해자를 압박하고 취재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다”면서도 “언론의 자유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에
언론인이 취재 과정에서 저지른 행위를 형벌로서 단죄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판결의 결론이 결코 피고인들이 행한 잘못을 정당화하거나,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피고인들은 명심하기 바란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기자와 공모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후배 백 모 기자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선고가 끝난 후 취재진들과 만나 “무죄를 선고해 주신 재판부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검찰과 정치권은 실체 없는 ‘검언유착’으로 무리하게 수사했다. 이제는 이 사건을 누가 기획하고 만들어 냈는지 밝혀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