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판 배추파동'..호세프 브라질대통령 토마토에 재선 발목 잡히나

성문재 기자I 2013.04.15 15:58:26

올해 기상 악화로 토마토 가격 3배 상승..인플레 우려
FT "경제성장 침체 속 물가 충격은 재선 행보 악영향"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남미 최대국 브라질을 이끌고 있는 지우마 호세프(66·사진) 브라질 대통령이 ‘남미판 배추파동’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브라질에서 폭우 등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토마토 가격이 무려 3배 이상 오른 ㎏당 3.5~4헤알(약 1995~2280원)에 판매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마토는 우리나라의 배추, 인도의 양파처럼 브라질에서 주요 식재료로 쓰인다. 이에 따라 토마토 가격은 계절적 영향을 받지만 브라질의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한 예로 브라질 상파울루에는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가 많아 토마토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피자나 파스타 식당이 많이 있다. 토마토 가격이 오르면 피자나 파스타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은 20년전 2500%라는 하이퍼인플레이션(hyper inflation:물가폭등)을 경험한 이후 물가 상승에 민감하다. 지난달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연율 기준 6.59%로 이웃나라 아르헨티나(24%)보다 낮은 편이지만 브라질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 4.5%보다는 2% 포인트 이상 높다. 인플레율이 6.5%를 넘은 것은 2011년 11월 6.64% 이후 16개월만에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알레샨드리 톰비니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율 상승 압력이 가중할 우려가 크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브라질은 오는 16∼17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7.25%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마르셀로 살로먼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충격을 준다면 브라질의 실질 수입을 갉아 먹는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결국 호세프 대통령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브라질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면서 호세프 지지세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FT는 호세프가 브라질 실업률을 10여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지지율을 78%까지 끌어올렸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질경우 내년 대선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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