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고용 훈풍이 하반기 들어 잦아들면서 조정 국면을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추세치를 웃돌았던 고용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판단하고 업종·계층별 고용 감소 분야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4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90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 6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만명을 밑돌았는데 이는 2018년 12월~201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취업자 수 증가폭은 1~2월 30만명대였지만, 3월에는 17만3000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4월에는 다시 2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5월에는 8만명대로 급감하며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 2월(47만3000명 감소)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을 보인 바 있다. 6월에는 5월 대비 증가 폭은 확대됐지만, 여전히 10만명대를 밑돌았다. 다만 전체 취업자 수는 40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
지난달 비임금근로자는 12만 7000명 줄어 5개월째 감소했다. 이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숫자도 13만 5000명 줄어들면서 급감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영세 자영업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 3월(-3만 5000명) 감소한 이후 4월(-9만 4000명), 5월(-11만 4000명)에도 감소세가 지속됐다. 무급가족종사자도 2만 7000명 줄었다.
통계청은 최근 2개월 간의 증가세 둔화에는 업황 부진과 기저효과에 더해 폭염 등 일시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 5월에는 엔데믹 기저효과에 석가탄신일 등 휴일 효과가 있었고, 6월에도 기저가 두터운 상황에서 폭염 영향으로 농업 부분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를 나타내는 전체 고용률은 63.5%로 1년 전과 같았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6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5.3%로 같은 달 기준 최고치였다. 실업률은 2.9%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78만 6000명으로 2만 1000명 늘어 40개월 만에 증가했다.
|
정부는 지난 5월 취업자 수가 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 둔화한 것을 휴일, 기상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6월 취업자 수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회복세는 강하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고용시장이 변곡점에 접어드는 시그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올초 전망대로 23만명으로 유지됐다. 연초에는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으나 최근 증가 폭이 축소하는 경향이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건설업에서 감소가 보이면서 이번달 고용은 예상했던 추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왔다”면서 “2022년 5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취업자 수가 2년간 큰 폭 증가한 기저효과에 따라 지난해나 올해 1분기보다는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범부처 일자리TF(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분야별 고용 상황을 매주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건설업과 자영업 등 최근 고용 감소가 두드러지는 분야에 대책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건설업 근로자 전직지원, 생계안정 등 고용감소 분야에 대한 맞춤형 일자리 대책도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해 새출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