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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소수의 목소리가 다수의 함성에 묻히지 않도록 살피겠다”며 “법이 모든 국민의 삶에서 가치와 생명력을 획득하도록 미력이나마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권 대법관은 “주권자인 국민께서 부여하신 사법권의 의미를 매일 곱씹겠다”며 “타인의 말에 겸허하게 귀 기울이되 타인의 갈채와 비난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묵묵히 자신의 책무를 수행하시는 법관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법관은 갈채를 받기 어려운 숙명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때로는 총천연색의 진실을 의도적으로 흑백의 이미지로 바꾸고 옳고 그름에 대한 진지한 성찰보다는 선악에 대한 도식적이고 자극적인 프레임이 널리 소비되는 현실을 마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관은 고독 속에 인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관의 일은 우리의 삶을 걸 만큼 멋진 일”이라며 “진흙탕 같은 분쟁의 틈바구니에서 연꽃 같은 정의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몸부림치는 법관 여러분은 참 멋진 분들”이라고 했다.
1970년 서울 출생인 권 대법관은 대건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35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1999년 서울지방법원 판사 임관을 시작으로 대구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등을 거친 후 2006년 서울대 법대 교수가 됐다. 권 대법관은 국내 민사법학계 권위자로, 지식재산권법, 개인정보보호법, 국제거래법 등에 정통하다는 평을 받는다.
권 대법관은 서경환 신임 대법관(57·사법연수원 21기)과 함께 조재연·박정화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난달 9일 임명제청됐다. 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전날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