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소공동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환자관리 단장을 맡고 있는 진상만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부교수는 “1형당뇨병이 치료비용이 크지 않은 질환이라는 건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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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526만명, 당뇨병 전 단계로 보이는 이들은 1497만명에 이른다.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발생 위험을 가지고 있는 인구만 2000만명이나 되는 것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60%에 이르는 규모다. 국민 10명 중 6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중 1형당뇨병은 반나절 정도만 인슐린 투여가 중단되어도 케톤산증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있는 질환이다. 현재 경증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경증과 위험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지적이다. 중증난치질환은 치료법은 있으나 완치가 어렵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사망 또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수준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과 치료에 드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수준을 보이는 질환을 의미한다.
진상만 부교수는 “약물 주입이 몇 시간만 중단돼도 저혈당으로 생명이 위중해지거나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합병증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며 “중증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1형당뇨병이 중증질환으로 구분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저렴한 치료비용 때문이다. 현재 100만원이 넘어야 중증난치질환으로서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인슐린이 의료비로 분류돼 일부지원을 받다 보니 중증난치질환으로 분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 11만원정도가 드는 인슐린펌프가 1형당뇨병 치료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 개발로 자동으로 인슐린 주입 속도를 조절하는 기기가 개발됐음에도 지원금은 5년간 170만원만 인정되고 있다. 1개월에 33만원씩 5년간 2000만원이나 드는 실제 환자부담과는 격차가 큰 것이다.
진상만 교수는 “중증난치질환이 아니라는 건 의무적으로 전체 환자수 대비 중증난치질환의 비율을 올려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진료를 사실상 제한한다는 의미”라며 “최신식 기기들에 대한 장시간의 교육이 필요한데 수가가 낮다 보니 환자를 보면 볼수록 병원에서 적자가 누적돼, 결국 상급병원에서 진료를 기피하게 된다. 아예 내과에선 1형당뇨병을 전혀 보지 않으려는 병원이 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에서 사실상 쫓겨나는 환자들, 그러나 연속혈당측정, 자동인슐린주입에 필요한 고도화된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1차의료에선 불가능하다”며 “3차 병원에선 의료진 본인이 ‘열정페이’로 감당해도 병원에 적자를 안기다 보니 병원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