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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놓친 신동빈의 반격..인테리어 1위 한샘 잡았다

유현욱 기자I 2021.09.10 15:30:54

롯데쇼핑, IMM PE와 손잡고 공동인수키로
"신사업 발굴" 주문한지 두 달여 만에 첫 결과물
국내 인테리어 시장 60조원 규모
지주사에 바이오팀·헬스케어팀 신설
실탄 충분..추가 M&A 나설지 주목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대어’ 이베이코리아를 놓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반격에 나섰다.

롯데쇼핑(023530)은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국내 1위 인테리어·가구업체인 한샘을 품에 안는다. 신 회장이 지난주 일본 출장에서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들려온 낭보다.

롯데쇼핑은 10일 오전 IMM PE로부터 한샘(009240) 지분 인수를 위한 신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대한 참여를 확정받았다고 발표했다. 롯데쇼핑이 지난 9일 열린 이사회에서 해당 PEF에 2995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하고 IMM PE에 확약서를 제출한 지 하루 만이다.

IMM PE는 지난 7월 한샘 최대주주 조창걸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 7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30.21%)을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전략적 투자자(SI)를 물색해왔다. 여러 대기업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지난 6일 LX하우시스(108670)도 3000억원 출자를 결의하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으나 결국 롯데쇼핑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샘은 국내 인테리어·가구 업계 독보적 1위 기업이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홈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샘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고 상품, 콘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계열사인 하이마트, 건설 등과 함께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약 41조원 규모로 올해는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유통업체들도 속속 진입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현 현대리바트), 2018년 한화L&C(현 현대L&C)를 잇따라 인수했으며 신세계그룹 역시 2018년 까사미아(현 신세계까사)를 인수했다. 신세계는 이번 한샘 인수전에도 참여 여부를 막판까지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딜을 주도한 IMM PE는 내주 중 한샘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전체 거래 금액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장은 전통적인 인수·합병(M&A) 강자 롯데의 다음 행보에 주목한다. 투자 여력은 충분한 만큼 추가 M&A 가능성이 작지 않다.

신 회장이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신사업 발굴 및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는 지난달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팀과 헬스케어팀을 신설하고 외부에서 40대 상무급 팀장을 영입했다.

바이오팀은 기존 바이오 업체 인수나 제약사와의 조인트 벤처 등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외부 협력 전략을 논의한다. 헬스케어팀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시니어 시장의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관련 스타트업과 협업 및 투자를 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 약 4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는 한국판 수소동맹인 수소기업협의체의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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