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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새책)"내 마누라 좀 꼬셔줄래?"

전설리 기자I 2006.07.19 16:57:08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이상운 장편소설 `내 머릿속의 개들`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너와 내가 힘을 합해 너와 나와 내 마누라를 재배치해보자 이거지. 요즘은 국가마다 회사마다 구조조정이고, 집도 정당도 재건축이다 리모델링이다 난리고, 음식도 이것저것 마구 뒤섞는 퓨전시대잖아? 그런데 남녀구도는 왜 안된다는 거야?"

반지하 방에서 뒹굴고 있던 백수 고달수. 11년만에 나타난 대학동창 마동수로부터 "어마어마하고 그로테스크하고 숨막히고 처참하게 뚱뚱한 아내 장말희를 꼬셔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빈곤과 고독을 채우기 위해 `고도의 생산성이 보장된 탁월한 합병`으로 결혼했으나 지나친 의부증으로 설탕중독이 돼버린 아내가 이제 필요 없어졌다는 것.

"미친 놈" 하고 돌아서면 그만이겠지만 백수 고달수에게 1000만원은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은혜로운 유혹. 결국 `시대의 패배자`로 분류되는 돈 없는 남자 고달수와 뚱뚱한 여자 장말희의 데이트가 시작되는데..

좌절한 한 남자가 정신과 의사에게 고백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 효용 가치를 기준으로 구조조정이 성행하는 우리 사회를 풍자한다.

"저는 칼로리를 극히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비난받아 마땅한 존재였습니다..저는 지독하게 한심한 최악의 불량기계였습니다. 저는 생산성이 형편없는 존재였고 효율성이 엉망인 존재였습니다. 저는 지금 당장 극단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악성 유기체였습니다"

한 편의 꽁트처럼 펼쳐지는 장면장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 비유한 경구조의 유머와 함께 아이로니컬한 웃음을 유발하나 그 사이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풍자의 흔적은 이 작품에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 이상운씨는 1997년 장편소설 `픽션 클럽`으로 등단, 소설집 `달마의 앞치마`, 장편소설 `탱고` `내 마음의 태풍`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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