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이제 통화정책 긴축 쇼크가 더이상 주식시장의 발목을 붙잡지 않을까. 23일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실적 호전에 힘입어 전일의 상승흐름이 이틀째 이어질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 21일 금리인상을 시사한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미국 주식시장은 그린스펀과 연준리 이사들의 잇따른 안심성 발언으로 기력을 상당부분 회복한 모습이다.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떠올랐다 하더라도 실제 인상이 단행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 금리인상은 결국 경기회복의 증거이자 기업 실적 증가 요인이라는 점 등이 투자심리 안정에 일조하고 있다.
노키아를 제외하고 지금껏 실적을 발표한 주요 블루칩들이 시장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위든앤컴퍼니의 스티브 골드먼 스트래티지스트는 "금리인상 문제가 주식시장 상승세를 방해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쉴즈의 존 휴즈는 "인플레이션은 기업들의 가격 책정력을 회복시켜 준다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해 줄 유동성도 풍부하다. 펀드자금 조사기관 AMG데이타는 미국 주식 뮤추얼펀드가 5주 연속 순유입을 나타냈다고 밝혔고 또다른 조사기관 스트래터직인사이트는 1분기 미국 주식펀드 자금유입 규모가 1350억달러를 기록, 분기 기준 사상최고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이날 발표되는 경제지표에서도 주식시장 상승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이날 시장에서는 3월 내구재주문이 발표되는데 전문가들은 베이지북에서 경제호전을 확인했듯 3월 내구재주문도 큰 폭 개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3월 내구재 주문이 0.5%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이와증권의 마이클 모란은 "제조업 분야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내수재 주문이 탄탄한 증가세를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준리 인사들의 발언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연준리 부의장인 로저 퍼거슨, 마이클 모스코우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벤 버난케 연준리 이사는 경제전망과 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연준리 인사들이 "언젠가 금리를 올리겠지만 당장은 아니다"란 취지의 발언을 할 경우 주식시장은 이를 금리인상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한편 이날부터 24일까지 워싱턴에서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두 달만에 열린다. 통화, 외환정책 등 주요 의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심각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어 G7 회담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해소될 지 관심이다.
장 끌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유가급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도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의 존 스노 재무장관은 "미국의 재정적자가 대규모이긴 하지만 세계 경제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며 오히려 유럽이 경기진작정책을 펴야한다고 받아쳤다.
이 틈을 비집고 다니가키 일본 재무장관까지 "G7 회원국은 일본의 외환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끼어드는 등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경제정책 운용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상황이다.
지수선물은 급등세다. 한국시간 오후 3시44분 현재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12.50포인트 오른 1496.50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3.50포인트 오른 1140.30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