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EU기관도, 브라질 거래소도 털렸다…해킹에 떠는 가상자산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정훈 기자I 2026.11.03 06:49:08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조사전문가 잭XBT "EU 소재 기관 거래소계정 탈취"
"총 2150억원 추산, 스테이블코인으로 인출 후 알트코인 전환"
브라질 최대 코인거래소 메르카도 비트코인도 핫월렛 탈취돼"
피해액 530억원 추산…고객 피해 없었지만 일시 출금 동결 중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역대급 해킹 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유럽연합(EU) 소재의 한 기관과 브라질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메르카도 비트코인(Mercado Bitcoin)이 해킹으로 인해 자산 탈취 사고를 당했다. 가상자산시장을 둘러싼 보안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EU기관도, 브라질 거래소도 털렸다…해킹에 떠는 가상자산
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EU 소재 기관이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유하고 있던 계정에서 1억600만달러(원화 약 2150억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록체인 조사 전문가 잭XBT(ZachXBT)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전날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기관(entity)’은 일반 기업이나 트레이딩 회사, 투자펀드 등 다양한 조직을 의미할 수 있다. 다만 잭XBT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이 피해를 봤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잭XBT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경고 메시지에서 공격자가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C와 USDT 형태로 자금을 인출한 뒤 여러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거쳐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이후 24시간 동안 공격자는 USDC를 이더리움(ETH)으로 교환하고, 웰월렛(WellWallet)과 키레즈(Kyrrez) 등 즉시 교환 서비스를 통해 자금을 이동시켰다. 또한 와규(Wagyu)를 이용해 탈취 자금 일부를 프라이버시 보호에 특화된 암호화폐 모네로(XMR)로 전환했다고 잭XBT는 설명했다.

모네로는 거래 관련 정보를 숨기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탈취 자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든다. USDC와 USDT는 발행사가 특정 자산을 동결할 수 있는 반면, 이더리움과 모네로는 중앙화된 발행사가 자산을 동결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탈취 자금이 이더리움이나 모네로로 전환되면 자금 회수와 추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잭XBT는 이번 탈취 의혹과 연관된 가상자산 지갑 주소 11개를 공개했다. 그러나 피해 기관의 신원이나 영향을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공격자가 어떤 방식으로 거래소 계정에 접근했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 규모 역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잭XBT는 이번 사건의 배후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한의 대표적인 해킹조직인 라자루스그룹(Lazarus Group)의 소행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불법 행위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러 자금 세탁 관련 지표를 근거로 이번 사건이 라자루스그룹의 소행은 아니라는 점을 상당히 높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암호화폐 해킹 사건들과 이번 사건의 배후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뿐 아니라 이날 브라질 가상자산 거래소 메르카도 비트코인이 최소 10개 블록체인에 걸쳐 거래소 관련 지갑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해킹 사고를 겪으면서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보안업체들은 피해 규모가 4000만달러(원화 약 530억원)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암호화폐 보안업체 옵섹(Opsek)의 창업자인 파블로 사바텔라는 이번 사고와 관련된 보고서를 공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출은 세계협정시(UTC) 기준 오전 6시19분부터 6시53분 사이에 발생했다. 이 시간 동안 이더리움, 솔라나, 트론, 폴리곤, 아비트럼, 아발란체, BNB스마트체인(BSC), 스텔라 등 여러 블록체인의 지갑에서 보유자금 대부분이 새로 생성된 주소로 이동했다.

보고서는 공격자가 현재 약 2852ETH, 106BTC, 1만700SOL, 670만XLM, 7만7000AVAX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200종 이상의 다른 암호화폐가 공격자 지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자금 이동은 스마트컨트랙트의 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이 아니라 일반적인 블록체인 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공격자가 어떤 방식으로 거래 서명 권한을 확보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메르카도비트코인은 X에 발표한 성명에서 보안 사고를 확인한 뒤 신속하게 차단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번 사고로 고객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고객정보 유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입출금 서비스는 예방적 차원에서 일시 중단된 상태다.

메르카도비트코인은 관련 부서들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유출된 자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거래소는 다른 시장 참여자들도 탈취 자금을 추적할 수 있도록 이더리움 가상머신(EVM) 호환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솔라나, 스텔라, 트론 네트워크의 자금 이동 목적지 주소를 공개했다.

현재까지 이번 해킹의 배후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최근 발생한 바이낸스 해킹 사건과 메르카도 비트코인 사고가 연관돼 있다는 공개적인 증거도 없는 상태다.

이 같은 탈취 의혹은 바이낸스에서 약 64억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제기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의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 조직을 지목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라자루스그룹과 연관된 해킹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서는 사이버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 중 하나로 인공지능(AI) 도구의 정교화와 접근성 확대가 지목된다.

특히 잇따른 해킹 사고는 주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뿐 아니라 오랫동안 가장 안전한 가상자산 보관 수단으로 여겨졌던 하드웨어 지갑조차 이용자들이 생각했던 만큼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지난 9월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에서 수억달러 규모의 자산이 탈취됐다.

이에 앞서 해커들은 코인카이트(Coinkite Inc.)의 물리적 보안 장치로 보호되는 지갑에서 1억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훔쳤다. 유사한 하드웨어 지갑인 렛저(Ledger) 장치와 관련된 조작으로도 수백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크리스털인텔리전스(Crystal Intelligence)의 닉 스마트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이번 사고로 일반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평균적인 가상자산 보유자들은 다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