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꿈꾸던 17세 소년 5명 살리고 하늘의 별[따전소]

이지현 기자I 2025.01.21 14:21:46

심·폐장, 간장, 신장 등 기증
100여명에 인체조직도 기증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9일 울산대병원에서 엄태웅(17)군이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21일 밝혔다.

경북 포항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엄군은 밝고 쾌활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축구와 농구 등 운동도 즐겼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경북 경주에 있는 효청보건고에 입학해 기숙사 생활을 했고, 호주에 가서 유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했다.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에 생명을 나눈 고(故) 엄태웅 군(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지난 5일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구토하며 쓰러져 근처 포항의 한 병원을 찾았으나 상태가 위급해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의 기증 동의로 엄군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아울러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명 환자의 회복을 도왔다.

가족들은 고인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전문 의료인을 꿈꿨기에 삶의 끝에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하면 뜻깊을 것으로 생각해 기증을 결심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태웅이가 장기기증과 관련된 뉴스를 볼 때면 나도 저런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자주 했다. 기증은 태웅이의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생각했기에, 그 소원을 이뤄준 것”이라 전했다.

아버지 엄정용씨는 “아들아. 하늘나라에 가서 편히 잘 쉬고, 그곳에서는 네가 원하던 모든 걸 다 하길 바랄게. 너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전했듯이, 많은 사람이 너를 기억하고 하늘에서 행복하길 바랐으면 좋겠어. 사랑하고 보고 싶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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