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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간첩법’ 놓고 美 “서로 감시하는 꼴” vs 中 “도둑이 제발저려”

이명철 기자I 2023.08.04 16:24:45

中 방첩법 개정, 위챗 등 통해 인민 참여 적극 독려
간첩 활동 범위 확대, 현지 진출 기업 등 피해 우려
中 언론 “서방 침투하는 상황, 간첩 활동 경계 높여”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이 반간첩법(방첩법)을 새로 발표하는 등 자국 내 정보 유출에 대한 관리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미국에서는 시민들이 서로를 감시하게 할 수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꼴이라며 반박하는 등 양국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간첩 행위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첩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개정안은 구체적인 간첩 행위가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자국 내 데이터 전송 등의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정부는 인민 대상으로 “전문기관뿐만 아니라 인민들의 광범위한 참여”가 필요하다며 동참을 독려했으며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微信)을 통해서도 당부하기도 했다.

중국이 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압박을 확대하자 미국측은 우려를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방첩법과 관련해 “간첩으로 간주되는 활동의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며 “(중국) 시민들이 서로를 감시하도록 장려하는 것은 큰 우려 사항”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 방첩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중국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3일 보도를 통해 미국측 우려는 오해이자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미국 주도 서방이 다른 나라에 침투해 선동하는 상황에서 간첩 활동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국가 안보 인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반간첩 활동과 시장 개방은 모순되지 않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일부 전문가들이 중국의 대(對)간첩 활동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잡힐까봐 두려워하는 도둑’의 반응과도 같다고 꼬집었다. 푸단대학의 션 이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사회 전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만 스파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미국 정보기관도 전세계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만, 홍콩 일부 적대 세력으로부터 정보 활동을 지원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이 간첩 활동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현지 진출한 기업의 주재원이나 언론 특파원 등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방첩법 개정으로 인해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대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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