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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안에 따르면 전임 정부에서 ‘친정권 인사’로 꼽혔던 검찰 고위 간부들은 대부분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검장, 이정수(26기) 중앙지검장, 이정현(27기) 대검 공공수사부장, 심재철(27기) 서울남부지검장은 모두 한직으로 평가받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종근(28기) 서울서부지검장과 신성식(27기) 수원지검장은 각각 비수사 부서인 대구고검 차장검사,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발령났다.
일각에선 이들이 조만간 사의를 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사들은 좌천성 인사에 대한 불만 표시로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인사를 올린 뒤 사직서를 제출하곤 했다. ‘한직을 전전하느니 옷을 벗겠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 검사장은 주변에 “인사 나오는 것을 보고 나갈지 말지 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표가 수리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인사에 앞서 사직서를 제출한 김관정(26기) 수원고검장과 이정수 지검장이 ‘의원면직’ 명단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경우 사의를 표했을 때 의원면직 처분을 받아야 퇴직이 가능하다. 반면 비슷한 시기 사직서를 제출한 박성진(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권순범(25기) 대구고검장, 조재연(25기) 부산고검장, 구본선(23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복현(32기)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의 사표는 수리됐다. 김 고검장은 ‘친문 검사’로 분류된다.
법조계에선 이들에 대한 고발 사건이 접수됐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이 계류돼 있으면 사표를 받는데 장애 요인이 된다”며 “사직서를 냈을 때 담당 부서에서 감사원·검경에 공문을 돌려 징계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게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 아마 김 고검장과 이 지검장은 해당 절차 중이기 때문에 의원면직이 안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발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팀이 명백히 사실 관계가 맞지 않다는 의사표현을 하지 않았다면, 사건 처분 전까진 사표 수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고검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고발당한 바 있다. 의혹 당시 지원장교로 복무한 장교는 김 고검장이 자신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로 국정감사에서 주장했다며 지난 2020년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중앙지검에 배당됐다. 김 고검장은 서울동부지검장 재직 당시 추 전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이 지검장은 지난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했다. 이 지검장이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과 한 장관의 채널A 사건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단체는 이 지검장이 지난 3월 채널A 사건 수사팀의 한 장관에 대한 무혐의 의견 보고 결재를 미루고, 그 사이 박 전 장관이 해당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복원을 법무부 검찰국에 지시했다며 이들 간 모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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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성윤 고검장 역시 사직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고검장의 경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국면 당시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으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반려했다. 반려하지 않았더라도 수리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일각에선 ‘친문’ 검사들의 명예로운 퇴직은 어렵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장관이 각을 세웠던 이들에게 ‘불명예’를 안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만 인사권자의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추측이라는 평가다. 법조계 관계자는 “의원면직의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사직서를 받는 게 원칙”이라며 “고의적으로 불명예를 줄 것이라 예상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