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ESMO에서는 환자마다 다른 암의 특성을 공략하고 치료 대상을 넓히는 기술 및 파이프라인에 대한 발표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ESM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올해는 모더나·MSD와 아스트라제네카, 아케소, 암젠 등이 주요 임상 결과를 공개하며, 국내 기업들도 연구 성과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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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백신, 암 치료 개념 바꿀까
mRNA 암백신은 환자 암 유전정보를 분석해 암세포 특이적 항원을 찾아내고, 이를 면역세포가 인식하도록 설계한 치료제다. 같은 암이라도 환자마다 다른 유전자 변이를 반영해 공격할 타깃을 정하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종양 정보에 맞춰 약 자체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개인맞춤형’으로도 불린다.
암백신 개발의 의미는 수술 뒤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한 암세포를 면역계가 찾아 공격하도록 유도해 재발을 억제하는 데 있다.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는 제동장치를 푸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에 암세포를 알아보는 능력을 보완하는 것이다.
모더나와 MSD는 24일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 ‘인티스메란 오토진’의 임상 3상 ‘INTerpath-001’ 상세 결과를 발표한다. 종양을 완전히 절제한 IIB~IV기 피부흑색종 환자에서 암백신·키트루다 병용과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비교한 연구다.
모더나와 MSD는 지난 8월 중간분석에서 1차 평가변수인 무재발생존기간(RFS)과 주요 2차 평가변수 원격전이 없는 생존기간(DMFS)이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재발·사망 위험 감소 폭과 환자군별 효과가 주요 평가 대상이다.
모더나는 25일 췌장암 임상 1상 결과를 포스터로, 26일 고위험 1기 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 ‘INTerpath-014’의 시험설계를 포스터로 공개한다.
ADC, HER2·TROP2 포화…새 타깃 치료제 주목
ADC에서는 HER2·TROP2를 넘어 CLDN18.2·FGFR3 등으로 타깃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타깃이 다양해진다는 것은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암세포의 종류와 치료 대상이 함께 확대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5일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 CLDN18.2 표적 ADC ‘소네시타투그 베도틴’의 임상 3상 ‘CLARITY-Gastric01’ 결과를 공개한다. 진행성 위암·위식도접합부암 등에서 기존 치료와 비교한 연구다. 임상에는 종양세포의 25% 이상에서 CLDN18.2가 발현된 환자가 참여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공동 1차 평가변수인 3차 이상 치료 환자군의 OS와 주요 2차 평가변수인 2차 이상 전체 환자군의 OS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이는 CLDN18.2 표적 ADC가 효과가 있다는 입증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K바이오 CLDN18.2 타깃 ADC를 선보인다. 리가켐바이오(141080)는 ‘LCB02A’의 비임상 결과와 글로벌 임상 1·2상 시험설계를 포스터 2건으로 공개한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15일 북미에서 LCB02A 임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으며 최대 191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권장용량과 항종양 활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바이오헤이븐은 에임드바이오(0009K0)에서 기술이전받은 FGFR3 타깃 ADC ‘AMB302(BHV-1530)’의 임상 1상 후속 데이터를 23일 포스터로 공개한다. 바이오헤이븐은 FGFR3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암과 변이 없이 단백질이 과발현된 암에서 초기 항종양 활성을 관찰했다.
이중항체에도 높은 관심
단일항체를 넘어 이중항체로 암 치료 효과를 높인 물질들의 연구 결과 발표도 주목된다. 이중항체는 두 표적을 동시에 겨냥해 암 성장 경로를 막거나 면역을 회피하는 등의 방식으로 암을 치료한다. 이중항체 치료제는 기존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표준요법보다 더 나은 치료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암젠은 24일 DLL3·CD3 이중항체 ‘탈라타맙’의 임상 3상 ‘DeLLphi-305’를 공개한다. 광범위병기 소세포폐암에서 임핀지·백금계 항암제·에토포시드 초기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가 대상이다. 탈라타맙을 임핀지 유지요법에 추가해 임핀지 단독과 비교했다. 암젠은 지난 9월 OS와 PFS 개선을 발표했다.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해 1차 유지치료의 성적을 높일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중국 아케소는 25일 PD-1·VEGF 이중항체 ‘이보네시맙’의 담도암 1차 치료 임상 3상 ‘HARMONi-GI1’ 결과를 발표한다. 연구는 이보네시맙·항암화학요법을 임핀지·항암화학요법과 직접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면역 억제 신호와 종양의 혈관 형성을 함께 차단하는 전략으로 기존 면역항암제를 대체할 가능성을 평가한 것이다. 아케소는 중국에서 진행한 해당 연구에서 OS와 PFS, 객관적 반응률이 유의하게 개선됐다고 밝힌 바 있다.
K바이오도 다수 발표 예정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발표도 다수 예정돼 있다. HLB(028300)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는 26일 리보세라닙의 전이성 흉선상피종양 임상 2상 결과를 선보인다. 이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리라푸그라티닙의 기존 면역항암제 노출과 피부·점막 이상반응 관련 사후분석은 전자 포스터로 공개한다.
신라젠(215600)은 ESMO 2026에서 TTK·PLK1 이중저해제 ‘BAL0891’의 진행성 고형암 임상 1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 BAL0891 단독요법과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의 안전성 및 초기 항종양 효능이 핵심이다. 앞서 ASCO 2026에서 권장 2상 용량(RP2D)을 도출한 만큼, 이번 발표에서는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와 후속 임상 개발 가능성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큐리언트(115180)는 CDK7 저해제 ‘모카시클립(Q901)’의 임상 1상 용량증가시험 결과를, 루닛(328130)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5건을 발표한다.
압타바이오(293780)는 압타머-약물 복합체 ‘Apta-16’의 재발·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임상 1상 시험설계를 전자 포스터로 발표한다. 인트론바이오(048530)는 박테리오파지 기반 ‘IMPA’의 대장암 관련 전임상 연구 2건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올해 ESMO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 재발 억제와 생존기간 연장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후기임상의 생존 이득, 초기 임상의 치료 반응, 비임상 가능성을 구분하면서 실제 허가와 치료 현장 진입을 뒷받침할 근거가 얼마나 쌓였는지 확인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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