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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표 공개도 없이'..방통위 종편 재승인 허가(종합)

김상윤 기자I 2014.03.19 14:02:36

채점 세부내역 상임위원도 알 수 없어
내역 공개될 경우 심사위원 위상이 떨어진다는 이유
야당측 위원 극렬한 항의 뒤 결국 퇴장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 JTBC, 채널A와 보도채널인 뉴스Y의 사업 재승인을 의결했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TV조선, JTBC,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사업 재승인이 결국 이뤄졌다. 채점표가 공개되지 않아 합리적인 의결을 할 수 없다는 야당 측 상임위원의 반발이 거셌지만, 이경재 위원장은 결국 사업 재승인을 강행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JTBC, TV조선,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인 뉴스Y에 대한 사업 재승인을 의결했다.

TV조선(684.73점), JTBC(727.01점), 채널A(684.66점), 뉴스Y(719.76점)으로 총점 1000점 중 재승인 기준인 650점을 모두 넘어섰다. 종편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에 따르면 총점 650점을 밑돌 경우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가 이뤄지나, 모두 기준점을 웃돈 만큼 재승인을 허가했다.

이 사업자들의 승인 유효기간은 2017년 3월까지다. 오는 11월 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MBN(종편)은 5월 이후 따로 재승인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채점표 세부 내역 공개 없이 의결 못해”..야당 위원 결국 퇴장

종편3사에 대한 의결이 이뤄졌지만, 채점표 공개를 둘러싸고 여당 및 야당측 위원간의 치열한 다툼이 이뤄졌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재승인 심사에 대한 세부 채점내역 및 신상정보가 삭제된 심사위원 별 채점표를 보지 않고서는 의결할 수 없다고 크게 비판했다. 방통위는 상임위원에게 방송의 공정성, 편성 계획의 적절성 등 심사항목 9가지에 대한 점수는 공개했지만, 각 항목의 세부점수는 제공하지 않았다.

양문석 위원은 “방통위 최고 의결단위인 위원회에서조차 자료를 받지 못하고 의결을 해야하는데 채점표를 달라는게 법적 위반이냐”면서 “데이터 조작이 있는지 의혹이 있는지 이 모든 것을 상임위원이 확인하고 공신력 있는 설명을 할 수 있는데 왜 이를 피하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충식 부위원장도 “심사위원들이 종합의견으로 종편의 공적책임이 필요하다고 소견을 써놨지만, 점수는 모두 과락을 넘어선 결과가 나왔다”면서 “세부자를 공개해 의혹을 해소하는 게 맞다”며 양 위원을 거들었다.

반면 홍성규 상임위원은 채점표가 공개는 지상파 재승인 심사때도 없었던 것이며, 심사위원별 채점표가 공개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그는 “심사 위원 이름을 가리고 공개해도 누군지 다 알 수 있는 만큼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채점표도 지상파 재심의 때도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이경재 위원장이 인쇄물을 뿌리기 보다는 위원회 현장에서만 채점표를 공개하자고 대안책을 내놨지만, 홍성규 위원이 다시 반발하면서 채점표 공개는 없던 일로 됐고, 양문석 위원과 김충식 부위원장은 잇따라 회의장을 떠났다.

◇TV조선 종편 위상 맞게 보도비율 낮출 것

다만 TV조선에 한해 종편채널 위상에 걸맞은 수준의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을 낮출 것을 권고사항으로 포함시켰다. 이는 TV조선이 새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보도편성비율을 47%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종편은 허가 당시 20%대 보도비율을 유지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지난 2년간 평균 30% 대 이상의 보도비율을 기록했다. 더구나 TV조선은 2014년 보도비율을 47.6%, 채널A는 38.9%, JTBC는 22.1%로 올리겠다는 새로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또 종편3사 공통으로 △사업계획서 성실 이행, 변경시 방통위 승인 △공정성 확보 방안 재승인 의결 이후 2개월 이내 제출 및 운영실적 매반기일부터 1개월 내 제출 △연도별 투자계획·재방 비율·외주제작프로그램 전체 35% 편성 실적 매년 1월말 제출 △방통위 사업계획 점검 시 적극 협조 등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 “방통위 합의제 정신 무너졌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야당 간사)은 종편3사의 재승인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의 합의제 정신이 망가졌다”면서 “이번 종편 심사는 방통위 기본 원칙을 무시한 위법적 요소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방통위 의결 과정을 지켜봤던 유 의원은 의결 직후 방통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가 채점표도 공개를 하지 않고 결정에 따르라며 야당 상임위원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면서 “이번 심사 결과는 완전히 무효인 만큼 국회 상임위원에서 따지겠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방통위 의결구조를 다수결에서 특별다수제로 도입하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방통위 스스로 위상을 상당히 떨어트렸다”면서 “특별다수제 도입만이 방통위 권위를 떨어트리는 비극을 막을 수 있는 만큼 국회 입법을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종편3사 및 뉴스Y에 대한 채점표. 방통위는 큰 항목에 대한 점수를 공개했지만 각 항목별 세부내역에 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방통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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