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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은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최모(57)씨의 사망 소식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이를 계기로 불법적인 행동으로 나가지 않도록 대비를 해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 청장은 “집회의 자유가 잘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무리한 행동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에서 불법 폭력에 대해 경찰은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민 청장은 이어 “오는 20일 집회를 고려해서 경무관 전보 인사도 20일 이후로 미뤘다”며 “(택시업계도) 국민들의 생각이나 여론을 잘 알기 때문에 침착하게 행동하실 것이라 믿는다. 평온한 가운데 국민의 뜻을 존중해서 집회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오는 20일 10만명 규모로 택시 기사의 애환을 호소하는 집회를 열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집회 때 차량 1만대를 동원해 국회를 에워싸려고 한다. 서강대교까지 막을 계획이다”며 “경찰과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져 죽어도 좋다. 이렇게 사나 잡혀 죽으나 똑같은 삶이다. 법의 저촉되는 것을 신경 쓰기보다 다음 세대를 위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강 위원장은 “현 정부와 여당은 한쪽 사업을 다 죽이고 카카오만 배불리는 재벌 친화 정책을 펼치면서 서민과 택시 100만 가족을 벼랑 끝으로 모는 현실이다”며 “현 정부를 규탄한다. 퇴진 운동까지 벌일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택시 업계의 강경 대응에는 최씨의 분신 사망 사건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씨는 10일 오후 2시쯤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반대하며 자신의 택시 안에서 분신을 시도해 인근 한강 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2시 49분 끝내 숨을 거뒀다.
최씨는 “카풀 근절과 택시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나서달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최씨는 동료에게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과 카풀이 저지될 때까지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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