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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윤송이(사진) 엔씨소프트(036570)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뿌린 ‘인공지능(AI)의 씨앗’이 12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엔씨가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자체 AI 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상용화까지 성공해서다.
엔씨는 16일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바르코(VARCO) LLM’을 공개했다. 바르코 LLM’은 개인과 기업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한국어 전용 LLM이다. 엔씨는 개발 초기부터 직접 고품질 데이터를 학습시켜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엔씨는 자사 ‘바르코 LLM’을 AWS 마켓(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에 올려 기업형(B2B)으로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한달 간 무료이며 이후 유료로 전환된다. 오픈AI 같은 개방형 LLM이 아닌, 각 기업들이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엔씨 관계자는 “그간 많은 소규모 조직이나 기업들 사이에서 생성형 AI 수요가 높았는데, 기존처럼 개방형 LLM을 사용하면 보안에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며 “‘바르코 LLM’은 우리가 직접 선별한 고품질 데이터 학습으로 기업들에게 맞춤형 AI를 제공하고, 다른 LLM과 달리 보다 게임제작 분야에 특화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 업계에 AI 연구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지만 이처럼 LLM 상용화까지 성공한 곳은 엔씨가 처음이다. 업계에선 엔씨의 발빠른 행보엔 윤송이 CSO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택진 엔씨 대표의 부인이기도 한 윤 CSO는 2011년 당시 국내 게임사에선 최초로 AI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엔씨의 ‘AI 연구개발’ 첫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MIT에서 뇌인지과학전공 박사 학위를 딴 윤 CSO는 전 직장인 SK텔레콤(017670)에서도 AI 챗봇을 연구하는 등 이전부터 AI 연구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는데, 이런 DNA를 엔씨에 접목한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다. 엔씨의 AI 전문 R&D 인력은 300여명으로,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다.
윤 CSO의 적극적인 행보에 김택진 대표도 물심양면 지원을 하며 엔씨가 경쟁사들에 비해 빨리 AI 연구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됐다. 2022년 이후부터는 외부에서 영입한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가 AI 연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는 ‘바르코 LLM’ 기반 생성 AI 플랫폼 3종을 ‘바르코 스튜디오’라는 명칭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획, 아트 등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제희 엔씨 CRO는 “‘바르코’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 크기의 한국어 모델 중 최고 성능을 보여준다”면서 “앞으로 게임 콘텐츠 개발은 물론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