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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수사를 통해 확보한 객관적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박 경무관 등 9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추가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현장 책임자를 넘어 경찰과 소방·구청·교통당국 등 참사 전후 대응 실무자로 입건 범위를 넓힌 것이다.
경찰에선 박 경무관을 비롯해 서울경찰청 112상황3팀장,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 용산경찰서 정보과 직원 등 4명이 입건됐다. 용산구청에선 유 부구청장을 비롯해 안전건설교통국장, 재난안전과장 등 3명이 피의자로 전환됐다. 소방에선 용산소방서 현장 지휘팀장 1명도 피의자 신분이 됐다.
이와 함께 참사 당시 지하철 ‘무정차 통과’ 조치를 하지 않은 이태원 역장도 입건됐다. 특수본은 현장에 다수 인파가 몰린 것이 확인됐을 경우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 요청 전에도 자체적으로 관제센터에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어야 한다는 서울교통공사 직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과실치사상이며, 이 가운데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과 관련해 박 경무관은 증거인멸교사, 용산경찰서 정보과 직원은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됐다.
다만 특수본은 행정안전부나 서울시 등 재난·안전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이 있는 상급기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입건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행안부, 서울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3700여점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주 행안부 소속 직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으로, 서울시 직원들과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태원 참사 관련 피의자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총경,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과 사망한 용산경찰서 정보계장, 해밀톤호텔 대표이사 등 총 17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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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은 이날 피의자 신분이 된 송병주 용산경찰서 전 112상황실장(경정)과 유승재 용산부구청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실시한다.
특수본은 송 경정을 상대로 참사 당일 현장 상황을 제대로 보고 했는지, 상황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 기동대투입 요청을 둘러싼 의혹 등을 추궁하고 있다.
특수본은 지난 19일 참고인 신분으로 유 부구청장을 불러 용산구의 안전관리 대책 수립과 현장 대응, 안전에 대비한 구청 직원 배치 등이 적절했는지 등을 확인했으며,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추가 조사를 이어간다.
또 특수본은 이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고발한 고진영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공노총 소방노조) 위원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노총 소방노조는 앞선 14일 이 장관을 직무유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특수본에 고발했다. 특수본은 이 장관에 대한 소방노조 고발 사건을 기존 행안부 부실 대응 수사와 별도로 수사하고 있다.
이어 특수본은 오는 24일 박 경무관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박 경무관은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용산서를 비롯한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경무관은 그간 참고인 신분을 유지해왔으나 특수본이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진술을 종합해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 이날 피의자로 전환됐다.
특수본은 경찰 지휘부에 대한 소환조사도 예고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서 “관련 조사가 마무리되면 바로 소환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번 주 주요 피의자들의 2차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며, 다음 주쯤 구속영장도 신청할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피의자 가운데 이 전 서장, 류미진 총경,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3명은 이번 주 2차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다음 주 일부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