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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여러분은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누군가를 상대하고 있다”며 “내가 비록 그와 매우 관계를 발전시켰지만, 그는 터프한 녀석(cookie)”이라고 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이후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취임 무도회 ‘총사령관 무도회’에서 연설하던 도중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주한 미군 장병들과 화상통화를 하며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총사령관 무대회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후 열리는 전통적인 공식 무도회 중 하나로 군 복무자와 그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열린다.
이날 발언은 주한미군과의 통화과정에서 나온 농담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호의를 드러냈다.
그는 앞서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뤄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나는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다”면서 “그는 나를 좋아했고, 나는 그를 좋아했고 우리는 매우 잘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것을 엄청난 위협으로 여겼다”면서 “지금 그는 핵 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 되었지만 우리는 잘 지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복귀한 것을 그가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국제사회는 1968년 채택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북한은 지금까지 총 6차례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핵탄두 최소 수십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불법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해온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이란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 장관에 지명된 피트 해그세스 후보자를 비롯해 이날 트럼프 대통령까지 이런 국제사회의 인식과 궤리된 발언을 했다. 공식적으로 핵보유가 인정된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5개 국가에 대해서는 ‘핵무기보유국’(Nuclear Weapon State)라고 지칭한다. 미국의 암묵적 용인 하에 사실상 핵을 보유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은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으로 통칭하며 북한 역시 이 지위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행정부 인사들이 북한의 핵 능력을 인정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 미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에 대해 “그가 엄청난 콘도 개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에는)해안선이 참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 위원장에게 “부동산 관점에서 좋은 콘도나 세계에서 가장 좋은 호텔을 지을 수 있다”고 권한 바 있다.